[벤처포럼]벤처 지원 위한 프리보드 육성

[벤처포럼]벤처 지원 위한 프리보드 육성

지난해 말 정부는 시장 중심 벤처기업 육성이라는 한층 개선된 벤처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이는 그동안 침체에 빠져 있던 벤처업계에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를 제공했다. 코스닥 시장은 연초 활황세로 돌아섰으며 하반기 들어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대책의 특징은 정부가 직접 벤처기업을 지원하던 것에서 벤처캐피털과 자본시장을 통한 간접 지원 방식으로 정책적인 변화를 꾀했다는 점이다. 즉 창업 단계 벤처기업을 위해 1조원 모태펀드 조성 및 출자·운영제도 개선 등을 통해 벤처캐피털의 투자 역량을 강화하고, 성숙·구조조정 단계에 있는 벤처기업을 위해서는 자본시장인 코스닥 시장과 프리보드 시장(옛 제3시장)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벤처캐피털과 자본시장이 원활한 선순환 구조를 가져야 한다.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에 지원했던 초기 투자 자금을 자본시장을 통해 회수하고, 그 자금을 활용해 다른 벤처기업에 재투자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벤처캐피털은 투자 자금 회수 방법으로 코스닥과 인수합병(M&A)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벤처캐피털이 회수한 자금은 4366억원으로 이는 투자잔고금액(2조5632억원)의 17%, 신규 투자금액(5639억원)의 77% 수준이다. 회수된 자금의 90%는 코스닥을 통한 것이고 나머지 10%는 M&A에 의한 것이다.

 이처럼 코스닥은 벤처캐피털의 투자 자금 회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투자 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코스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코스닥에 상장되는 벤처기업이 소수라는 점이다. 지난해 벤처캐피털이 신규 지원한 업체는 551개지만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은 52개사였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전체 벤처기업 8958개 중 코스닥 상장기업은 385개로 4% 정도에 불과하다. 코스닥만으로는 투자 자금의 회수 기능이 미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벤처캐피털의 원활한 투자 자금 회수를 위해 프리보드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벤처 자금 선순환의 장으로 육성한다는 정부 방침대로 프리보드 시장이 비상장 벤처기업의 자본시장이 되도록 활성화해야 한다.

 현재 프리보드 시장은 코스닥에 비해 시장 인지도 등 여러 면에서 뒤처져 있지만 코스닥이 갖지 못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바로 저비용 시장이라는 것이다. 프리보드 시장은 진입 요건, 공시 사항 등이 최소화되어 있어 진입이 수월하고 진입 후 유지하는 부담이나 비용이 적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증권업협회는 지난 87년 개설된 코스닥을 성공적인 시장으로 육성한 경험이 있다. 이와 같은 경험을 살려 앞으로 프리보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현재 유망 벤처기업을 유치하는 데 매진하고 있으며 이후 이들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대규모 IR 지원도 준비중이다. 시장 인지도 제고를 위한 홍보 활동 강화와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 시장 참여자에 대한 서비스 강화, 장기 발전을 위한 연구 등에도 힘쓸 것이다.

 또 매매제도 개선이나 세제상의 혜택 지원 및 프리보드 지정기업의 코스닥 상장시 혜택 강화를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사실 코스닥 활성화는 ‘양도차익비과세(1998년 6월)’ ‘사업손실준비금 손금산입 인정(1999년 5월)’ 등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에 힘입은 바 크다.

 지난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에서 정부는 프리보드 시장에 벤처기업 소액 투자자의 양도소득세 비과세라는 혜택을 주었다. 이에 추가하여 세제 혜택 부여, 코스닥 상장시 혜택 강화 등이 지원된다면 프리보드 시장이 벤처캐피털의 투자 자금 회수 시장으로서, 직접 금융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대다수 벤처기업의 자본시장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제 출범 100일을 앞두고 있는 프리보드 시장이 이른 시일 내에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여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주춧돌인 벤처기업을 활성화하는 데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박용만 한국증권업협회 부회장 ympark0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