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상파로 송출되는 인기 TV쇼나 라디오 프로그램을 P2P방식 인터넷으로도 서비스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추진하고 나섰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BBC는 자사 TV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내려받거나 시청자끼리 공유하도록 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플레이어(iMP)’라는 프로그램을 도입, 약 5000명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시험 운용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BBC는 인기 드라마 ‘이스트엔더스’와 심야뉴스, 주요 스포츠 프로그램 등을 포함, 매주 190시간 분의 TV프로그램과 310시간 분의 라디오프로그램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리에 마무리돼 올 가을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BBC는 60만시간 분량의 옛 TV프로그램과 라디오프로그램 라이브러리를 인터넷을 통해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iMP 프로젝트의 예산은 비밀에 부쳐져 있다. 다만 BBC는 지난해 6900만파운드(1억2410만달러)의 예산을 인터넷 운용 부문에 투자한 바 있다.
iMP는 무료 음악파일공유(P2P) 서비스인 냅스터나 카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용된다. 내려받은 TV프로그램을 iMP사용자들끼리 돌려볼 수 있다. PC에서 PC로 배포되기 때문에 대부분 iMP사용자들은 BBC사이트 대신 다른 사람들로부터 실질적으로 프로그램을 내려받게 된다. 따라서 BBC는 수백만명의 시청자들에게 대형 동영상, 음성 파일을 보내기 위해 대규모의 기반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
BBC는 iMP소프트웨어가 ‘인터넷TV의 아이튠스’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시청자들에게는 주간 계획에 맞춰 TV프로그램을 입맛에 맞게 선택해볼 수 있는 이점을 주고 방송사로서는 큰 투자 없이 옛 TV프로그램의 유료 판매 등 부가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기존 P2P에서 문제가 됐던 해적행위로 인한 지적 재산권 보호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BBC는 이 부문에도 대비하고 있다. 해적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BBC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저작권 보호 프로그램인 DRM을 내장해 방송된 프로그램을 7일까지만 볼 수 있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또 다른 국가 시청자들의 무임 승차를 막기 위해 인터넷 사용자들의 실제 위치를 측정하는 쿼바(Quova)사의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BBC의 애슐리 하이필드 기술담당 이사는 “BBC는 저작권 보호와 해적 행위 차단 문제를 해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3개월의 시험운용 기간 인터넷TV 개발의 최대 걸림돌인 지적재산권 보호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산업계 일각에선 비관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거실 소파에 편하게 앉아 TV를 보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인터넷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프랑스 방송통신장비 업체인 알카텔사의 릭 미셸 부사장은 “저녁에 긴장을 풀기 위해 TV쇼를 보려는 사람이 PC 앞에 앉아 TV를 보겠느냐”며 BBC의 계획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