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만큼 스타를 많이 양산하는 곳도 없다. 열광과 환희 그리고 감동과 아쉬움을 동시에 안겨주는데다, 대리만족의 강력한 성취감을 경기장 선수들로부터 찾으려는 팬들의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축구 야구 등 이른바 인기 종목에는 연예계 만큼 스타선수들이 즐비하다.
스타선수들이 만들어지면 종목 때문인지 아니면 스타선수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인지 혼란스러운 정도로 그 종목은 인기를 누린다. 그 정도되면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를 정말 가름하기 힘들어 진다.
중요한 것은 스타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박주영 특수’를 누리고 있는 K리그의 열기와 박지성· 이영표 선수의 영국 진출에 따른 프리미어 리그에 대한 지대한 관심도 그들, 스타 선수들이 없었더라면 가려졌을 바람이다.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종목으로 꼽히는 미식축구· 농구·야구가 지금도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까닭은 스타 선수들의 힘도 그 것이지만 경기력을 높이고 저변을 넓히기 위한 경기인들의 자성의 노력이 큰 몫을 했다.
한때 이들 종목에는 ‘패섞기(stackking)’란 현상이 지배한 적이 있다. 50∼60년대의 일이다. 인종 차별적 성격이 짙은 이 현상으로 인해 흑인 선수들은 특정 포지션이 아니면 맡지를 못했다. 예컨대 미식축구에서 런닝백과 와이드 리시버의 위치는 흑인 선수에게만 돌아갔고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은 쿼터 백은 백인선수 몫이었다. 야구도 다르지 않았다. 외야수는 늘 흑인 선수 몫이었고 선발투수는 백인선수에게 돌아갔다.
이같은 현상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할 수 는 없지만 뜻있는 경기인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표면적으로 경기장에서 ‘패섞기’현상은 없어졌다고 단언한다.
인기종목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팬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든다고 인기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할 수 없다. 팬들은 신기루와 같다. 그리고 한순간의 물거품과도 같다.
한때 전성기를 이뤘던 국내 프로레슬링이 사양길에 접어든 것은 다름아닌 선수와 선수, 그리고 경기인들이 서로 반목하고 갈등한 데 따른 결과이다.
청소년들로부터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e스포츠계에 최근 잇단 잡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e스포츠산업을 비춰보면 결코 부정적인 현상이라고만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일각의 대회 보이콧트 운운은 너무 앞서가는 얘기다.
경기의 포인트는 선수와 경기인 그리고 팬들이다. 그중에서 하나만 삐꺽거려도 앞으로 달려갈 수 없다. 양보의 미덕을 보여야한다. 특히 일부 대기업 게임단과 경기인들은 소명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 e스포츠가 명실공한 인기 종목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금은 반목과 갈등보다는 화합과 단결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편집국장 inm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