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김영섭 ARM코리아 사장(6)](https://img.etnews.com/photonews/0509/050926113144b.jpg)
(6회.끝)새로운 도전과 보다 큰 나를 위해
지금까지 엔지니어로서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하면서 나는 많은 부분에 부족함을 느끼곤 했다. 또한, 배워왔던 지식을 좀 더 체계화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뒤늦게나마 힘겹게 야간 MBA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더불어 나는 좀 더 넓게 살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삶이 ‘기울어진 집안을 일으키고 말겠다’는 개인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나뿐 아니라 이웃과 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하며 살겠다’는 결심이다.
첫 단계는 경영인으로서 내가 회사를 올바로 이끌어 가는 것일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내가 속한 산업의 발전에 보탬을 주는 것일 것이다.
여러 가지 실천 계획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이다. 단순히 기술을 팔아 이익만 챙기기보다는,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 등 국책연구소, 대학 등에 기술지원을 통해 국내 산업의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
내가 우리나라에 두고 싶어하는 연구개발(R&D) 센터는 신기술 연구에 대한 것이다. 우리나라만큼 짧은 시간에 인터넷이 확산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휴대폰 보급 및 온라인 게임 개발 및 보급도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속도로 이루어졌다. 이미 한국은 정보기술(IT) 관련 신기술의 실험장이 되었다.
나는 한국에서의 신기술 부문의 발전의 원인이 정부지원이나 인구의 밀집화 등의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지기 싫어하는 승부근성과 기업들의 스피드 경영과 도전정신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이제 이 발전 분야가 IT뿐 아니라 바이오테크놀러지(BT)나 나노테크놀러지(NT)로 확산할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각 산업의 고도화에 따라 결국 IT와 BT, IT와 NT 등의 이종 기술 간의 융합이 가속화할 것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한국의 R&D센터는 다가오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맞춰 중앙처리장치(CPU) 기술을 BT나 NT에 접합을 시도하는 디지털 컨버전스 연구소가 될 것이다. 물론 갈 길은 아직 멀지만 한국의 반도체 시장에서의 강력한 기술개발능력, BT분야의 빠른 성장세 등과 한국민의 우수한 특성이 결합한다면 이 연구소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20여년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가난을 이기자는 생각 하나로 신길동 무허가 판자촌 언덕을 오르내리며 학교를 다녔다. 사막의 뜨거운 햇볕 아래서 3교대로 작업을 했으며, 안정적인 직장을 떠났고 정든 동업자들과 헤어졌다.
그러나 이는 단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라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 나의 마음은 남들보다 앞서 가기 위해 항상 변화를 추구해왔고 고비마다 안정보다는 도전을 택했으며, 또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을.
sam.kim@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