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지상파도 겁내는 `젊은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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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TV·위성방송·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유료방송 매체들이 방송시장을 흔들며 새로운 주도 세력으로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은 그간 방송시장을 주도해온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사와는 달리 새로운 사업자들이 진입한 가운데 ‘없는 시장’을 만들어내며 통신·방송 융합 시장의 주체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진영에선 태광그룹·CJ그룹·현대백화점그룹·유진그룹 등이 진입했으며,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진영엔 CJ그룹과 동양그룹이 양대 산맥을 형성했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는 KT가 1대 주주로 자리잡았고,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엔 SK텔레콤이 1대 주주다. 여기에 이민주 회장이 개인 지분으로 서울지역에 아성을 쌓아놓은 MSO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이 유료방송의 핵심 세력이다.

 유료방송은 향후 통신·방송 시장의 열쇠를 가지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할 주체다. MSO 진영은 이미 통신사업자 진영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떠올랐다. 이를테면 태광산업계열MSO는 산하에 20개 SO와 280만 아날로그케이블방송 가입자를 보유한 동시에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가입자수 60만명을 돌파했다.

 씨앤앰커뮤니케이션·HCN·큐릭스·드림씨티방송·강남케이블TV·아름방송 등 주요 SO도 각기 자사의 방송권역에서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제공중이다. 특히 SO들은 저가 전략을 내세워 포화 상태인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선 이미 상당수 방송권역에서 ‘1위 KT, 2위 하나로텔레콤’ 구도가 깨지고 SO가 2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특히 SO들은 그동안 하나로텔레콤·두루넷·데이콤·드림라인 등 후발통신사업자들과 협업 모델로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진행해왔으나 최근 들어 독자적인 가입자 확보 전략으로 선회하는 추세다.

 MSO는 방송과 초고속인터넷을 발판으로, 내년부턴 인터넷전화(VoIP) 시장에도 진입해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방송+전화+인터넷)’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주요 MSO가 참여해 공동 VoIP 사업 법인인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을 설립하기로 했다. 내년 7월 1일이 ‘전화시장 진입 D데이’다.

 MPP 역시 콘텐츠 시장의 선도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온미디어와 CJ미디어는 각각 11∼12개(홈쇼핑채널 제외) 채널을 확보하고 PP시장을 주도한다. 아직 PP시장은 지상파방송사 프로그램에 좌지우지되는 상황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상파방송사에 맞대응할 콘텐츠 제작업체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두 회사는 또한 동양그룹과 CJ그룹의 미디어 전략을 이끌고 있어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향후 IPTV·와이브로·HSDPA 등 새로운 플랫폼들이 통신사업자 중심으로 태동될 때 이들 MPP가 성패를 좌우할 우군이자 적군인 셈이다.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도 내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경우 새롭게 조명받을 전망이다. 위성방송은 초기 투자가 많은 사업모델인만큼 올해까지 발생한 5000억원 누적적자만 가지고 평가하기 어렵다. 일단 스카이라이프가 단기 손익분기점을 맞추면 그후부터 지속적인 흑자 행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카이라이프가 지금까진 1대주주사인 KT에 직접적인 시너지 효과를 안겨주지 못했지만 흑자 전환 이후에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광범위한 지역을 가장 효율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위성방송의 매력은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에 그렇다.

 유료방송시장의 ‘막내뻘’인 위성DMB도 ‘형’들이 일궈놓은 성과 이상의 도약을 꿈꾼다. 위성DMB는 휴대폰이라는 통신매개체에서 TV를 시청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통신·방송 융합형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특히 위성DMB는 휴대 이동방송이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할 가능성에서 기대된다. 방송환경이 흑백TV에서 컬러TV로 바뀌면서 세계 가전시장을 부양했듯이 휴대이동방송이 가진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

 변화하는 통신·방송산업 환경에서 이들 유료방송사업자들이 보여줄 ‘카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다. 이들은 콘텐츠와 망 그리고 자금력을 갖췄다. 향후 3∼5년이라는 시간은 이들에겐 새로운 시장과 패러다임을 스스로 개척해 나갈 신세기인 셈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