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나노 인프라 재정비한다

 정부는 올해 말부터 나노·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반도체 등 전국에 산재한 첨단 나노기술 관련 연구 인프라를 전면 재정비한다.

 무엇보다 연구 인프라 간 중복을 피하고, 기능을 특화할 수 있도록 서로 연계·운영키로 했다. 또 나노 팹센터에 대한 기존의 간접 지원 방식을 매칭펀드 형태의 직접 지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어서 주목된다.

 21일 과학기술부가 마련한 ‘나노 인프라의 효율적 구축·운영방안 수립 추진계획(안)’에 따르면 연말까지 이 같은 인프라 재정비 계획이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추진계획안에 따르면 정부는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내 나노종합팹센터와 수원 나노소자특화팹센터 등 과기부가 투자한 나노 팹(공동 연구시설) 2곳과 광주·전주·포항에 있는 산업자원부 나노기술집적센터 3곳의 역할이 유사한 것으로 판단, 각각의 기능을 차별화하는 한편 이들을 전국 나노 인프라로 연계·운영키로 했다.

 나노 팹은 개별 연구자와 기업·연구소들이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고가 나노기술 연구장비를 설치해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한 것. 과기부는 2002년부터 2011년까지 9년간 모두 2900억원(정부 1180억원, 민간 1720억원)을 투자해 나노 소자 제작·시험·측정·가공에 필요한 연구장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나노소자특화팹센터와 나노기술집적센터에는 오는 2008년까지 각각 1731억원, 2668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 부처가 운영하는 5개 팹 이외에도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주 광기술원 등 100억원 이상 규모의 장비를 갖춘 대형 나노관련 시설 역시 나노 인프라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화합물반도체 중심 비실리콘계 나노소자를 연구하는 수원 나노소자특화팹센터의 경우 광주 광기술원과 중복되는 광소자 대신 전자소자에 예산을 집중 지원하고 나노기술종합팹이 보유한 화합물반도체 연구장비는 나노소자특화팹센터로 이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과기부는 이를 위해 최근 산·학·연 전문가 8명으로 나노 인프라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전국 나노 연구시설을 방문해 실사와 조사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과기부는 또 나노종합팹센터나 나노소자특화팹센터에 대해 초기 장비 구입 비용을 지원하되 운영비를 자력으로 조달토록 하는 방식으로는 공공 인프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 미국이나 일본처럼 나노 팹 운영비와 사용료를 정부 예산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문을 연 KAIST 나노종합팹은 연간 전기료와 시설 관리비 등 운영비가 80억원에 달하지만 민간 기업, 국가 출연 연구기관 등이 약정한 출연금을 내지 않아 적자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공공성이 강한 나노 팹에 영리 추구를 중심에 놓는 기업 경영 기준을 제시하는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며 “나노 기술 육성이라는 나노 팹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고 다양한 나노 연구시설의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것이 이번 (나노 인프라 조정) 계획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