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수도권 규제완화는 재고돼야

[열린마당]수도권 규제완화는 재고돼야

정부는 지난 10여년 동안 수도권의 환경오염과 교통체증 등을 해소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공장 신·증설 등 수도권 규제정책을 견지해 오고 있다. 특히 국민의 정부 시절부터 광주·부산·대구·경남 4대 지역 특화산업을 육성해왔으며, 참여정부는 경인지역 3개 시·도를 제외한 13개 시·도를 대상으로 지역산업진흥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국가 균형발전과 실질적 지방분권의 활성화 등 국가 전체적 균형의 틀을 짜기 위해 행정도시 이전사업과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가히 혁명적인 역점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광산업은 오는 2010년까지 세계 5위권 광산업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다는 중장기 발전전략에 따라 지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간 1단계 사업으로 4020억원을 투입했고,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2단계 사업으로 3863억원을 투자하는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

 광주 광산업 육성을 위해 열악한 지방재정 자립도에도 불구하고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대명제 아래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아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지방비를 부담하고 있다. 또 각 지역의 사업참여 중소기업들 역시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지역산업의 발전을 위해 민자부담금을 내면서 열의에 찬 산업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참여정부의 지역균형발전정책을 믿고 특화산업을 육성·발전시킴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고질적인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상대적인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로 광주지역 유일한 광산업 관련 대기업인 LG이노텍은 지난 2002년 청주에 있던 공장을 광주공장으로 통합시키고 구미공장의 광산업 부품 생산라인을 광주로 이전했다. 또 파워모듈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소를 설립해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갖춘 생산라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진정한 지역특화산업 육성이자 지역산업진흥사업의 성공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러한 지역특화산업 육성의 틀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안타까운 정책변화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11월 초 정부는 수도권 내 8개 첨단업종의 대기업 공장 신·증설 허용 방침을 발표했다. 물론 LG전자·LG화학·LG이노텍·LG마이크론 등 LG계열 대기업의 액정표시장치(LCD)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국제경쟁력 제고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지역산업진흥사업에 미치는 악영향은 일파만파로 확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LG이노텍이 파워모듈 생산라인을 계획대로 광주에 건설할 경우 직접적인 투자 효과가 최소한 약 1000억원에 달하고 생산유발 효과는 연간 약 5000억원 규모, 고용창출 효과 역시 200∼300명 내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계획 자체가 수도권으로 재검토되는 상황이어서 약 9만평 규모의 광산업 집적화단지를 추가로 조성해 발광다이오드(LED) 관련 57개 업체를 유치하고 신규 투자 6000억원, 25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한 광주첨단 LED밸리 조성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역별 손실이 비단 광주 광산업에만 한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막대한 국고 손실은 물론이고 지역민의 막대한 혈세가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정치권은 알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은 국가 전체를 위한 종합적인 판단에서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산업진흥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 주체들과의 공청회·토론회 등의 여론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친 뒤 수도권과 각 지역이 공동 발전할 수 있는 합리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전영복·한국광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jyb2227@kapid.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