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산이었다. 지난 2001년 9월 다음이 공정위에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소한 이후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무려 4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판결을 위한 공정위의 실제 심사도 5개월이나 걸렸다. 보통 다른 (불공정)사안은 1회의 전체회의로 끝난다. 하지만 이번 건은 무려 7차례나 전체회의가 열렸다. 최종 판결도 3차례나 연기됐다.
그만큼 어렸웠고, 변수도 많았다. 그런 고민 끝에 공정위가 드디어 어제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내용은 330억원의 과징금. 여기에 윈도에서 동영상 소프트웨어 등을 제거하라는 것이다.
판도라의 내용물에 대해 일각에서는 “그 정도 가지고 되겠냐”고 하고, 일부는 “예상보다 강했다”고 한다. 입장에 따라 달리 보기 때문에 당연한 ‘다름’이다. 공정위에 대해 대부분은 “그만하면 할 만큼 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한 2%’가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바로 실리와 명분 때문이다. MS를 때리면 통쾌하기는 하지만, 과연 실리 면에서 우리한테 유리한가 하는 부분이다. 독점이 아무리 밉다고 하지만 이미 MS는 IT산업의 키워드며 세계적 리더다. MS 전략에 따라 세계 IT산업이 출렁거린다. MS는 한국에서도 이미 무시 못할 존재다.
지난 84년 한국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한국 시장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매년 한국 기업으로부터 연간 1억달러 이상의 상품을 구매한다. 모바일·게임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 세계적 협력도 맺고 있다. 최근엔 전라도 영암에서 1사 1촌 운동을 벌이는 등 지역 사회 운동에도 열심이다.
이처럼 MS가 한국과 한국 기업에 기여한 부분은 결코 적지 않다. 또 이번 제재는 단기적으로 한국 IT산업에 긍정보다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국내 IT산업의 영향에 대해 공정위는 “충분히 검토했다”고 하지만 친MS 의견도 얼마나 들었는지 의문이다.
MS도 이 기회에 왜 이 같은 결과가 초래됐는지 겸허히 돌아봐야 한다. 혹 이익만 너무 추구하거나 약자인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에 대한 배려가 적은 것은 아니었는지 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글로벌 시대엔 더는 ‘나홀로 성장’을 용납 안 한다.
컴퓨터산업부·방은주기자@전자신문, ej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