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리뷰]귀혼

‘귀혼’은 ‘열혈강호 온라인’과 ‘영웅 온라인’으로 한 단계 도약한 엠게임의 야심작이다.

무협으로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무협 게임을 공개했으나 기존의 것들과 판이하게 다르다. 2D 그래픽으로 횡스크롤 방식을 선택했고 여기에 롤플레잉 요소를 대폭 추가했다. 또 게임 소재를 무협에 그치지 않고 마계를 접목시켜 색다른 재미를 추구한다.

더게임스의 크로스리뷰팀은 이번 작품에 대해 의견이 나눠졌다. 유사한 방식의 온라인게임과 차별화가 실패했다는 측면과 나름대로 독특한 요소가 녹아 있다는 것.

윤주홍 기자는 “시원시원한 액션이 돋보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이광섭 기자는 “‘귀혼’만의 요소는 보기 힘들고 다른 작품에서 이미 구현된 시스템이 눈에 많이 띈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그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입을 모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귀혼’은 귀신과 무협이 혼합된 혼마의 세계를 다룬다. 마물의 등장으로 혼란한 중원에 불세출의 절대강자 태화노군과 12제자가 나타나면서 게임은 시작된다. 태화노군은 12제자과 함께 염라귀혼대법이란 강력한 무공을 사용해 천하의 마물을 일순간에 무찌르고 천귀사에 비밀리 봉인해 인간계을 구원한다.

그러나 태화노군은 평화가 도래하자 홀연 먼 서역으로 길을 떠나버리고 절대무공의 탐욕에 눈이 먼 태화노군의 제자 양악평이 마물의 봉인을 풀어 악귀과 혼령들이 깨어나면서 중원무림은 다시 아비규환에 빠지게 된다. 이곳에서 유저는 기억을 잃은 무사가 돼 절대지존 태화노군의 염라귀혼대법을 습득하여 세상을 구해야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작품은 빠른 액션과 호쾌한 타격이 장점이다. 무협 소설에 등장하는 경공과 허공답보가 구현돼 있어 스피드한 게임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또 10레벨에 도달하면 1차 전직을 통해 도사, 무사, 자객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죽은 몬스터의 혼령을 빨아들이는 귀력시스템은 ‘귀혼’의 중요한 특징으로 캐릭터의 SP를 회복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눈길을 모은다.

종합: 7.2 그래픽: 7.3 사운드: 6.6 조작성 : 7.3 완성도 : 6.6 흥행성: 8어이없게도 게임업계에서는 ‘메이플스토리’를 횡스크롤 액션의 전부로 인식하고 있으니, 그것은 정말 코웃음을 칠 노릇이다. 80년대 오락실에서 횡스크롤 액션은 흔하디 흔한 방식이었고 콘솔 게임기에서는 명작이 여러 개 존재했었다. 장르라는 것은 일정한 틀을 말한다.

그리고 그 틀은 게임이 주는 재미를 소재에 따라 최적화시킨 방식이며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접목됐다고 해서 장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귀혼’은 ‘메이플스토리’와 비슷할 수 밖에 없으며 이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일은 쓸데없는 짓이다. 개발자의 고민이 녹아 있으나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귀혼’은 ‘귀혼’만의 매력이 풍부하다. 무협을 테마로 삼아 게임 전체를 강호로 탈바꿈시켰으며 높은 점프를 허공답보라는 이름으로 그럴 듯 하게 꾸몄다. 또 몬스터를 처단하고 그 혼을 흡수해 캐릭터의 SP 등을 상승시키는 등 색다른 잔재미를 더했다. 무협도 무협이지만 괴기 세계도 접목시켜 사냥의 당위성을 높인 점도 좋은 평가를 받을 만 하다. 게다가 롤플레잉 시스템을 더해 캐릭터는 레벨에 따라 전직, 스킬 등 다양한 선택으로 육성할 수 있는 재미도 있다.

문제는 다소 어렵다는 것이다. 눈으로만 보기에는 최근 온라인게임보다 쉬울 것 같으나 이러한 방식의 게임에 익숙하지 못한 유저에게는 도통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떠오르게 만든다. 눈앞에 보이는 몬스터만 잡으면 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기본 스킬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고 조작도 이해하기 어려운 편이다. 여기에 전투 싱크가 다소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해 플레이에 어려움을 더한다.

종합: 7.8 그래픽: 8 사운드: 7 조작성 : 7 완성도 : 8 흥행성: 9‘원더보이’에서부터 ‘시노비’, ‘너클죠’에 이르기까지 무던히도 많은 2D 액션게임을 코묻은 돈으로 즐겨왔다. 횡스크롤이라는 공간적 제약과 별다를 것 없는 반복적인 플레이에서도 하나같이 강력한 중독성을 자랑했던 이들 액션게임의 공통점은 유저로 하여금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게끔 유도하는 도전의 재미였다.

본인이 코믹무협액션을 표방하고 등장한 ‘귀혼’을 머리 맡에 끼고 플레이하는 이유엔 이러한 재미가 어느 정도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흔히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곤 하는 ‘메이플스토리’와 ‘귀혼’이 다른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귀혼’은 무엇보다 시원시원한 진행방식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무협이라는 소재를 적절히 활용한 허공답보와 경공으로 맵 곳곳을 가로지르는 캐릭터의 빠른 움직임, 손 끝에서 느껴지는 통쾌한 타격감은 온라인게임에 필연적인 노가다성 플레이의 지겨움을 상쇄시키는 장점임에 분명하다.

앞서 언급한 코묻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재미랄까. ‘귀무자’를 모티브로 삼은 듯 몬스터를 제거할 때마다 나타나는 혼(귀혼)을 흡수해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변신 스킬에 활용하는 ‘귀력시스템’이 주는 재미도 아주 쏠쏠하다.

하지만 ‘귀혼’은 좀 더 친절한 게임이 될 필요가 있다. 적어도 어린 연령대를 타겟층으로 삼고 있다면 말이다. 무협에서 차용한 게임 속 용어가 익숙치 않은 점은 차치하더라도 2D라는 한계에서 오는 길찾기의 어려움 그리고 캐릭터를 키우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스탯 설명의 부재 등은 ‘귀혼’이 목표로 삼고 있는 대중에겐 시작부터가 난관이다. 일견 사소한 문제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게임의 특성을 감안할 때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다.

종합: 8.2 그래픽: 8 사운드: 8 조작성: 8 완성도: 8 흥행성: 9‘귀혼’이 추구하는 방향을 보고 있노라면 아주 흥미롭다. 국내 캐주얼게임계에 한 획을 그은 횡스크롤 방식의 플레이 그리고 역시 국내에서(중국, 대만 등에서도) 경쟁력 있는 무협 세계관. 여기에 유명 콘솔 게임을 포함하여 일부 게임에서 사용되었던 적의 혼을 흡수하는 등의 퇴마 시스템까지.

이미 검증되어 있는 게임의 성공적인 요소를 다수 받아들인 ‘귀혼’은 캐주얼게임이라는 장르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게임일지도 모르겠다. 낮은 요구사양과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낮은 문턱, 쉽게 호감을 가질 수 있는 귀여운 2D 화면, 게임 분위기 등 캐주얼게임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많은 요소들이 서로의 매력을 해치지 않고 공존하고 있다는 것도 ‘귀혼’의 탁월한 점이다.

게임은 매우 복잡하게만 발전돼 왔다. 시스템, 설정, 그리고 장르마저 서로 섞이고 있다. 그런 어지러움은 게임을 막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오히려 플레이 자체를 포기하게 만들어 버린다.

하지만 독창성이라는 게임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를 이 게임에서는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귀혼’만의 요소를 찾기 힘들다. 모두 어디선가 본 듯 한(그것도 굉장히 유명한 게임에서) 그런 시스템의 모음. 성공한 작품들의 요소를 모아놓은 것 같다.

하지만 ‘귀혼’이 기대되는 것은 분명 그런 다양한 요소를 불협화음없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아무튼 먹음직스레 잘 섞어놓은 기존 게임의 요소 위에 ‘귀혼’만의 색깔을 제대로 입혀주었으면 한다.

종합: 5.6 그래픽 : 6 사운드: 5 조작성 : 7 완성도 : 4 흥행성: 6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