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문제에 대해 전혀 새로운 각도로 생각해 보는 것을 흔히 역(逆)발상이라 한다. 발상의 전환이라고나 할까. 역발상은 그래서 타성이나 관성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 곧바로 창의력과 통한다.
위기를 성공의 기회로 바꾼 기업인들은 역발상의 천재인 경우가 많다. 스타벅스커피 회장인 하워드 슐츠는 그동안 금과옥조처럼 여겨져온 주주-고객-종업원의 우선 순위를, 종업원-고객-주주로 바꾸는 역발상을 시도했다. 음식점의 생명이 고객서비스라는 점에 착안, 발상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자기 사업처럼 일하는 종업원들 덕분에 전세계 커피시장을 석권하는 데는 몇년 걸리지 않았다.
패션과 화장품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인 샤넬의 창업자 코코 샤넬은 ‘마음껏 복수하자’는 역발상으로 성공했다. 상류사회를 동경하면서도 경멸했던 그녀는 마치 복수하듯 화려하고 장식적인 상류계급의 의상모드를 철저하게 파괴, 심플하면서도 기능적인 샤넬 스타일을 만들었다. 덕분에 ‘모든 것을 죽이는 천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런 예는 굳이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이 바로 그다. 이 사장은 ‘안 파는 것도 마케팅’이라는 신조로 프리미엄 마케팅을 성공시키면서 세계적인 ‘스타 CEO’ 반열에 올랐다. 그 기저에는 물론 ‘기억의 뇌를 버려라’고 할 정도의 창의력을 강조하는 그만의 역발상이 숨겨져 있다. 때문에 ‘한국 제품은 싸구려’라는 등식을 벗게 되는 계기를 맞았다.
이 같은 역발상은 세상에 대한 진지한 공부와 실패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직관 및 담대함이 없이는 나올 수 없다. 열린 마음과 참용기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자칫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은 탓이다.
역발상은 용인술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역발상의 법칙’으로 유명한 로버트 서튼이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고용하라거나 잘 지내고 있는 사람을 찾아 그들을 싸우게 하라는 것을 놓고 보면 ‘역발상’의 어원적 의미를 반추하게 된다.
내 곁에는 혹시 불편한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닐까. 상화하택(上火下澤)으로 얼룩진 을유년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병술년 새해에는 역발상의 보다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야 할 것 같다.
IT산업부·박승정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