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터넷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음악을 무단 게재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한 네티즌 1만3000여명 대부분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게 된다.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지난해 말 저작권 대행 업체 노프리가 80여 음악기획사를 대신해 다음과 네이버 회원 등을 대상으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 대해 최근 ‘영리 목적의 음악 파일 공유를 제외하고는 기소유예 처리한다’는 내부 지침을 마련했다.
이는 피고소인들이 영리 목적 없이 자신의 블로그를 꾸미기 위해 음악을 올렸다는 점에서 ‘전원 기소유예’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반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이 아닌 기소유예 결정을 내린 것은 ‘음악 무단 게재 합법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만큼 향후 더 큰 혼란 발생을 막기 위한 지속적인 홍보와 계도가 요구된다.
◇현실 고려한 검찰의 판단=이번 기소유예 조치는 현실적 판단에서 비롯됐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아님에도 청소년이 대부분인 피고소인을 모두 정식 기소할 경우 사회적인 여론은 물론이고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클 뿐 아니라, 향후 비슷한 소송이 잇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은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1만여명 조사의 적절성’에 대한 판단을 요청받아 지난해 말 문화관광부와 저작권 관련 단체 등과 논의를 진행했으며 ‘영리 목적의 행위만 기소’라는 판단을 내렸다. ‘청소년 무더기 기소’라는 부담감을 덜면서도 ‘영리 목적의 행위는 수사한다’는 원칙을 재천명함으로써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겠다는 포석이다.
이에 대해 노프리 관계자는 “우리도 범법자 양산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으며 기소에 대한 판단은 검찰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 대해 특별히 반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새로운 방식으로 저작권 침해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 무단 게재는 여전히 불법=검찰의 이번 기소유예 처리가 ‘음악 무단 게재 합법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소유예 자체가 ‘범죄를 저지른 것은 인정하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사정을 고려해 이번에 한해 기소를 유예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현행 저작권법은 ‘영리 목적’ 여부를 떠나 일단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음악 등 저작물을 공개된 장소에 유포할 경우에는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도 “이번 조치는 동 사건에 대해서만 적용되며 향후 같은 상황에서 계속 기소유예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에 걸린 네티즌이 계속 음악을 무단으로 올려놓다가 또다시 소송을 당하면 정식 기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처음 걸린 네티즌일지라도 권리자들이 지속적인 침해 방지 요구를 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면 기소될 수 있다.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검찰의 이번 판단은 최근 저작권 보호 강화 분위기와 함께 ‘저작권파라치’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하는 등 무차별적인 소송이 이어지는 상황을 진정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인터넷 상에서 저작권 침해 행위가 이어지고 권리자들이 이에 대한 피해를 보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혼란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권리자들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직접 저작권 침해로 고소하기가 힘든 현행 저작권법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음악 권리자는 “이용자들의 저작권 침해 행위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게 확실한 업체에 대해서는 직접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만 저작권도 보호하고 일반 네티즌의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