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LCD 핵심기술 유출 기도 적발 의미

 이번 국정원 등의 TFT LCD 핵심 기술 유출 기도 적발은 LCD 분야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중국으로의 유출 기도를 무산시키고 첨단 공장 설립 자체를 저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지난 2004년에는 LG필립스LCD의 컬러필터 기술이 대만으로 유출될 뻔한 것을 국정원 및 검찰이 적발해 큰 피해를 막은 바 있다. 연초부터 또 다시 터진 핵심 기술 유출 기도 사건은 미래 먹거리인 핵심 기술 보호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사건 경위=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는 우리나라가 최고 기술력을 갖고 있는 TFT LCD 업계에 대한 첨단 기술 보호 활동을 특히 강화하고 있다. 이는 최근 LCD 분야 기술 유출 시도가 다양한 형태로 접수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여러 정보 가운데 삼성전자 퇴직자가 중국 선전에 1만5000평 규모의 TFT LCD 컬러필터 제조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에 연루된 정황을 입수하고 수원지검과 공조해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개발비로 2620억원이 투입된 기술을 유출하려는 시도와 핵심 인력을 빼내려는 시도를 적발했다.

 특히 조사에서 주범 등은 중국 측 투자 자금으로 컬러필터·LCD라인·모듈라인 등 모든 공정이 가능한 공장 설립을 기도했고, 이를 위해 한국에서 삼성전자 핵심 인력 스카우트 작업을 치밀하게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주범인 박씨가 포섭하려 한 삼성전자 연구원들은 LCD 7세대 라인을 셋업한 공정별 핵심 연구 인력으로, 이른바 ‘선전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중국 등 후발 경쟁국들이 단시일 내 우리의 첨단 TFT LCD 생산 기술을 보유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정원과 검찰은 이번 사건이 중국 공장 건설 기도 단계에서 적발돼 7세대 TFT LCD 제조 공정별 핵심 인력의 집단적 유출이 사전 차단된 점에 삼성전자 측이 안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에 이어 중국=지난 2004년에도 국정원과 서울중앙지검 컴퓨터수사부는 LG필립스LCD의 TFT LCD용 컬러필터 공정 기술을 대만에 유출하려 한 LG필립스LCD 전 직원을 적발했다. 이 사건은 대만 기업으로 이직을 결심한 연구원이 하드디스크드라이브에 기술을 담아 유출하려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6세대 기술인만큼 수조원의 예방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삼성전자 전 직원의 TFT LCD 핵심 기술 유출 사건은 바로 이 ‘LG필립스LCD 6세대 LCD 기술 유출 사건’에 대한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더한다. 특히 2004년 대만, 2006년 중국으로 이어지는 TFT LCD용 컬러필터 기술 유출 기도는 현재 한국 LCD 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핵심이라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어서 철저한 보안이 강조되고 있다.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 첨단 기술 유출 방지에 총력=국정원은 국가 경제 안보 차원에서 첨단 산업 기술 보호 활동을 적극 전개해 지난해 29건, 피해 예방액 35조5000억원의 산업스파이 사건을 적발했다. 29건의 기술 유출 시도는 사상 최대 규모다. 산업기밀보호센터는 2004년에는 26건 32조9000억원의 피해 예방 실적을 올렸다.

 국정원 측은 “앞으로도 첨단 산업 기술 보호의 첨병으로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진입을 견인하고 국익을 보호하기 위한 정보 활동에 계속 매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정보원은 국가 보안과 관련된 4개 센터를 두고 있다. 대테러방지센터, 국제범죄대응센터, 국가사이버안전센터 그리고 산업기밀보호센터다. 산업과 첨단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곳이 산업기밀보호센터로, 이 센터는 산업스파이 색출과 함께 기술 유출을 미연에 방지하는 시스템 구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정원은 민간 산업보안협의회를 통해 기술 유출 음모를 사전에 방지하는 쪽으로 힘을 모아 고급 기술 인력이 범죄자로 전락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