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업계 새 은행권은 `복덩이`

올해 금융 자동화기기 업계의 성패는 내년 상반기 발행되는 1만원 신권에 대응한 기기 수요 흡수에 달릴 전망이다. 이와 함께 지난 2년 동안 현지화 가능성을 확인한 해외 수출 성과와 자동화기기아웃소싱(ATMS), SI·솔루션 서비스 등 자동화기기를 매개로 창출될 서비스 경쟁이 시장 구도를 판가름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권 대응=새 은행권 발행으로 늦춰졌던 은행권의 현금자동입출기(ATM) 교체 또는 업그레이드가 올 상반기부터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간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시기를 보냈던 ATM업계도 올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권 대응 ATM 수요는 현재 설치·가동되고 있는 기기 가운데 7000대를 다소 웃돌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시장 선두 업체인 노틸러스효성(대표 류필구·최병인)은 오는 4월께 1만원권 수용 기기를 내놓고 기존 고객 은행을 중심으로 시장 공세에 나선다. 이와 함께 미개척 금융권에는 지로공과금 수납기 등 신규 아이템을 공급, 새로운 영업 채널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권 수용 기기는 고객의 요구와 상황에 따라 모듈 교체, 신규 기기 도입 등으로 나눠 접근하는 맞춤형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청호컴넷(대표 전영안)는 신권 대응이 가능하도록 기기에 대한 기술적 검토를 마치고 원활한 생산과 고객 지원을 위해 구로공장 신관 건물에 추가 라인 구축을 완료했다. LG엔시스(대표 박계현)도 상반기에 신권 수용 기기를 내놓고 향후 3년간 시장점유율 35%를 목표로 영업을 본격화한다.

 ◇수출 및 서비스 경쟁=지난해 미국 비금융권 ATM 시장의 40%를 확보, 시티뱅크·NYCB 등 은행권 진출 등으로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노틸러스효성은 올해 미국에 현지 영업 인력으로 구성된 사무소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단순한 기기 공급에 머물지 않고 메이저 은행의 ATM 아웃소싱 사업권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청호컴넷도 미국·캐나다·호주·일본·대만·중국 등 기존 해외 법인과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향후 유럽·남미·아프리카 등 미개척 시장에 최적화된 기기를 개발,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아직 실수요가 발생하지는 않고 있지만 국민은행 등이 검토중인 ATM 아웃소싱 시장도 주목할 타깃으로 부상했다. 이와 관련해 노틸러스효성은 지난해 4월 국내 최초로 자동화기기 감시·운용을 위한 최신 시스템과 설비로 상시 ATM 운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ATM운용센터(AOC)를 구축, 시장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청호컴넷도 지난해 본격화한 금융 VAN 사업에서 습득한 기기 운용·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화기기 토털 아웃소싱에 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청호컴넷은 현재 약 1800대가 가동중인 VAN 기기를 올해 말까지 총 3000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밖에 금융기관을 비롯해 공공·제조 업종의 전자 문서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부 SI부문의 조직과 기술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LG엔시스는 지난해 말 개발 완료된 은행용 현금방출모듈(CDM)을 미국·일본과 중국·인도 등 브릭스(BRICs) 시장으로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격 현실화가 관건=지난해까지 업계 최대 현안이던 ATM 가격의 현실화가 올해 신규 시장 수요 확보에 앞서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업계는 시장 포화에 따른 저가 출혈 경쟁으로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급 구조로 어려움을 겪어 왔던만큼 올해 신권 지폐 발행으로 형성될 신규 기기 시장이 이 점을 개선하고 품질 경쟁이 이뤄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웅 청호컴넷 이사는 “올해는 시장 수요 부족과 저가 공급으로 이중고를 겪었던 ATM업계가 이를 개선하고 자동화기기를 토대로 고객 중심의 서비스 경쟁을 펼치는 원년이 되도록 업계 모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