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음악 사이트 벅스(대표 김경남)가 로커스를 인수해 코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한다.
로커스는 16일 공시를 통해 인티큐브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 채권 26억7000만원을 음원 제공업체인 벅스가 대신 변제키로 3사 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벅스는 주당 5850원(액면가 500원)의 가격으로 로커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인티큐브 역시 로커스로부터 이자를 포함한 채권금액에 대해 변제받는 한편 로커스 유상신주 30만7700주(18억원)를 인수한다.
이에 따라 코스닥 진출을 실현한 벅스가 시장에서 확보한 자금을 앞세워 경쟁이 치열한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 강자로 떠오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이번 인수합병은 로커스 사태 이후 김형순 사장이 일반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로커스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로커스 소액 주주들은 벅스를 통한 우회 상장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된 셈이다.
◇시장 발전에 긍정적=업계는 벅스의 코스닥 상장이 일단 온라인 음악 시장의 건실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벅스에 재무상태·사업·저작권 권리관계 등 상장사로서 갖춰야 할 투명한 경영이 요구되므로 전체 유료 음악 서비스 시장의 투명성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온라인 음악 업체 상장사는 블루코드가 유일하다.
또 다른 긍정적 요소는 현재 SK텔레콤 ‘멜론’이 장악하다시피 한 온라인 음악 시장에 경쟁체제가 갖춰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온라인 음악 시장에 ‘멜론’ 말고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에 음악 권리자들이 권리를 쉽게 주장하기 힘들었지만 벅스가 또 다른 거대 플레이어로 자리잡으면 기댈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한 음악 권리자는 “유무선 음원 시장에서 SK텔레콤의 영향력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그동안 ‘멜론’의 정책에 불만스러운 점이 있더라도 쉽게 행동에 옮기지 못해왔다”며 “이제 견제 세력이 생겼으니 음악 권리자들로서는 운신의 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긴장하는 온라인 음악 업계=벅스의 코스닥 상장은 타 업체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수년간 각종 저작권 소송에 휘말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벅스’라는 브랜드 파워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음악 청취자는 익숙한 서비스를 좋아한다는 점도 벅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벅스는 다음달 새로운 온라인 음악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공격적인 사업을 펼쳐 올해 총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한 온라인 음악 서비스 업체 사장은 “벅스가 한동안 서비스 측면에서 크게 발전을 해오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자금력을 갖추고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향후 이름값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음악 업계가 벅스에 발을 깊숙이 담근 만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대응 전략을 마련하느라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증권가, 기대 속 일부 우려도=증권가는 블루코드에 이어 또 하나의 유료 온라인 음악 사이트 업체가 코스닥 상장기업 대열에 진입한 것에 대해 기대감을 보였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벅스의 사이트 인지도 향상은 물론이고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도 용이해질 전망”이라며 “비록 우회 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앞으로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면 대표적인 우회 상장 성공 사례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아직 유료 음악 사이트의 사업성이 불투명한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최성희 연구원은 “벅스의 유료 서비스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실적을 통해 수익성을 입증해야 코스닥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벅스는 이날 로커스의 외부 감사인이 기업 존속 능력이 의심스럽다며 감사 의견을 표명하지 않은 것과 관련, 감사 의견 변경을 위해 노력하고 인수 추진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