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의 청소년 유해매체물 지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게임물에 대한 이중심의 논란이 또다시 핫이슈가 되고 있다. 게임물에 대한 등급분류는 게임을 서비스하기 이전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수행하지만 서비스가 된 이후 정보통신윤리위원회나 국가청소년위원회 등에서 다시 심의를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사전·사후 심의가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이런 사전·사후 심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게임산업을 진흥시키겠다는 정부 의지와 달리 규제책은 그대로 존속돼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중심의 등 관련 규제책이 너무 많아 솔직히 게임을 서비스하기도 겁이 날 정도”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업계는 10월부터 적용되는 ‘게임산업진흥법’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게임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해 제정된 만큼 이중심의 등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진흥법’이 시행된다 해도 이중심의는 그대로 존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법 시행 이후에도 이중심의 등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기존 법안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정통윤 한 관계자는 “게임진흥법이 시행되면 게임물등급위에서 이를 모두 전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심의대상에 오른 게임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 이 법안이 청소년 보호에도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청소년위와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위의 한 관계자도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에게 해가 된다고 판단되면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할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게임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중심의 잣대가 사라져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한 전문가는 “부처간 합의를 통해 이중심의제는 없애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게임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중심의 문제는 당사자인 문화부와 정통부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쉽게 정리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통윤의 경우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시민단체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결국 이 문제는 범정부 차원에서 게임물등급위에 모든 심의 권한을 이양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며 “사전·사후를 하나로 통합시켜 게임물등급위에서 심의를 총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심의가 존속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 않지만 하나로 통합해야한다는 원칙은 세워져야 마땅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차원의 조율이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게임산업협회를 비롯한 게임관련 단체들은 ‘리니지2’에 대한 청소년 유해매체물 지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리니지2’의 문제로만 한정짓기에는 파장이 엄청날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협회는 지난 2004년 ‘리니지2’가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됐을 때도 ‘긴급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번에도 협회는 ‘리니지2’가 또다시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판정나면 적극적으로 나서 잘못된 판결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협회가 이처럼 발벗고 나서는 것은 이 문제가 ‘리니지2’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이중심의의 잣대가 정착화 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이로 인해 산업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판단에서다.
문화부도 ‘리니지2’에 대한 청소년 유해매체물 지정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예전과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처간에 적극 협력하는 등 이중심의로 인한 업계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도 내달 7일 발표될 ‘리니지2’에 대한 청소년 유해매체물 지정여부에 대해 주목하며 대응방안을 모색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내부적으로 네가지 가능성을 세워놓고 대응책을 모색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가운데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될 경우 재 항소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게임산업진흥법’이 제정되면 시행령을 통한 중복심의문제를 집중 제기,이에 대한 폐단을 없애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청소년 유해매체물 지정이 내려지지않도록 소명기회를 확대하는 등 사전노력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특히 실추됐던 명예 회복도 중요하다는 게 회사 고위층의 의지인 것으로 알려져 ‘리니지2’에 대한 소명 움직임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대한 대책 숙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