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쩌우추취(走出去, 달려서 밖으로 나간다는 의미)’ 전략을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다. 장 전 주석은 지난 2001년 외국 자본의 중국 유치를 뜻하는 ‘인진라이(引進來)’ 전략 대신 중국기업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인 ‘쩌우추취’를 주문했다. 외국기업의 매수나 자본제휴를 통해 해외자본이 확보한 첨단기술과 영업력에 편승해 보자는 숨은 뜻이 있었다.
쩌우추취 전략은 2002년 9월 대외무역경제합작부에 의해 공식화됐다. 중국 최대 PC업체인 롄샹집단(레노버)의 IBM PC사업부문 인수나 TCL의 톰슨 TV사업부문 인수 등은 대표적 쩌우추취 전략 성과물이다.
최근 중국 기업의 글로벌 기업 인수가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며칠 전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차이나모바일이 룩셈부르크의 다국적 이통 사업자인 밀리콤을 무려 53억달러에 인수, 중국 최대 M&A 사례로 기록됐다. 이미 지난해 중국석유화학(SINOPEC)이 카자흐스탄의 석유화학업체 페트로카자흐스탄을 40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지난 4월에는 중국화공그룹이 호주의 최대 에틸렌 회사 퀘노스를 인수, 시장을 장악했다. 중국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가 거의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를 놓고 혹자는 덩 샤오핑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연상하기도 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1986년 이후 중국 기업들이 M&A에 투자한 금액은 300억달러를 넘었다.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2004∼2005년에 집중됐다.
중국 기업의 쩌우추취 전략이 기세등등한 것과는 달리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 전략은 우울하기 짝이 없다.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 외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면서 중국 내 저임금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국내 기업이 줄을 잇는다. 조만간 국내 기업의 중국 탈출이 봇물을 이룰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중국 진출 외자 기업의 3분의 1이 5∼10년 내 철수할 것”이란 보고서도 나온 터다. 이래저래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 전략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경제과학부·장길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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