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게임이 청소년 망친다?

청소년은 한 나라의 미래라 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준다면 그 나라의 미래는 밝을 수 밖에 없지만 반대로 청소년들이 폭력적이거나 불건전하다면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모든 나라에서 청소년들이 밝고 건강하고 자라도록 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선진국일수록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더 많은 힘을 쏟는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을 위해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 64년부터 내무부에 청소년보호대책위원회가 만들어졌으며 그 이후 지금까지 정부가 직접 청소년 보호에 앞장서 오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있던 청소년위원회가 차관급 위원장이 이끌어 가는 국가청소년위원회로 확대·독립되기도 했다. 정부와 청소년단체들이 지금까지 청소년들을 위해 해온 사업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해야할 일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올 들어 청소년위원회가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일부 게임에 대해서는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게임에는 청소년보호법을 적용해 유해매체물로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청소년 보호를 위해 청소년들이 해서는 안될 게임을 막겠는다는 취지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폭력이나 선정성이 그대로 남아있는 게임을 청소년들이 할 수 있도록 방치한다면 그것은 어른들의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현행 법으로도 게임은 연령별로 등급을 정해 청소년을 보호하고 있다.

18세 이상 등급을 받게 되면 청소년들은 이 게임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는

별도로 청소년보호법을 적용시켜 성인들이 하는 게임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겠다는 것이 청소년위원회의 입장이다.

한마디로 똑 같은 게임을 두번 평가하고 두번 규제하겠다는 논리다. 이는 애초의 게임물 등급제도의 의미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전체이용가 또는 12세로 등급을 받은 게임 내에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청소년들이 폭력과 선정성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게임 내용을 철저히 심의해 전체이용가나 12세 이용가 게임을 판별해야 한다. 반면 18세로 등급을 받은 게임은 성인이 즐길만한 콘텐츠를 허용해야 할 것이다.

사실 업계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심의한 등급대로 게임을 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18세 이상이 하도록 돼 있는 게임을 하지 않는데 어떻게 문제가 될 수 있는가. 게임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청소년들이 성인용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방치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청소년위원회는 문제의 본질을 보다 정확히 봐야할 것이다.

<김병억·취재부장@전자신문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