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의 부진은 과연 언제쯤 멈출까.’ 천재 테란 이윤열(팬택EX)의 ‘메이저 무대’ 복귀 꿈이 도무지 실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팀리그인 프로리그에선 최다승 기록을 갱신하며, 최근 한국e스포츠협회가 선정한 단체공헌도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팀의 에이스로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지만, 유독 개인리그인 스타리그에선 맥을 못추고 있는 것. 이윤열은 지난 6일 한빛소프트 박대만과의 9차 MSL(MBC게임 스타리그) 진출전에서 0 대 2로 완패, 또다시 분루를 삼켜야했다.
이윤열은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최종 MSL 진출전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지만, 상대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KTF의 주장 박정석과 같은팀 이병민의 승자와 일합을 앞두고 있는 그로선 누가 올라와도 그리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설상가상 오프라인 예선으로 밀려난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선 메이저리그로 복귀하기 위해선 험난한 일정을 거쳐야한다.
이윤열의 부진과 달리 임요환·박정석·홍진호 등 나머지 4대천왕들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어 ‘나다팬’(NaDa는 이윤열의 ID)들을 더욱 안타깝게하고 있다. 2∼3년전만 해도 그와 ‘황제 대 천재’ 대결이란 빅매치를 자주 연출해내며 e스포츠팬들을 설레이게했던 라이벌 임요환은 양대 메이저리그의 터줏대감으로서 변함없는 기량을 선보이고 있으며, ‘폭풍 저그’ 홍진호는 파죽지세로 온게임넷 스타리그 4강까지 진출하는 등 정상권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시즌 초만해도 화려한 메이저 복귀를 고대하며 절치부심했던 이윤열의 메이저리그 복귀 꿈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실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마이너 생활에 따른 심적 부담 탓이란 점을 특별히 강조한다. 실제 프로리그에선 결정적인 순간에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팀리그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는 등 아직도 천재의 기량을 의심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타고난 감각과 컨트롤, 경기 운영 능력 등 아직도 천재란 그의 닉네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결국 문제는 자주 메이저 문턱에서 중도하차하면서 그가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다는
얘기이다. 강도높은 체력 훈련과 피나는 연습을 통해 정신적인 안정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막상 경기에 임하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는 얘기이다.
전문가들은 “프로게임은 멘탈스포츠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상향 평준화됨으로써 심리적인 요인이 승패를 좌우하기 마련이다. 결국 이윤열이 마음의 부담으로 인해 실제 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해 개인전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어쨋든 천재 이윤열의 개인전 부진 원인이 어디에 있든, 그가 스타리그의 중앙 무대에 오래도록 서지 못한다는 것은 그 자신이나 팬들은 물론 e스포츠계에도 적지않은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들어 출중한 실력을 갖춘 S급 신예 프로게이머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아직도 스타크래프트판에서 이윤열만큼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선수는 드물다.
누가뭐래도 이윤열은 여전히 임요환, 홍진호, 박정성, 강민 등과 함께 e스포츠 최고 스타플레이어 중 한명이다. 팬클럽 회원 수도 어느새 17만여명에 달한다.
작년 3월 ‘아이옵스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투신 박성준(MBC)을 3대 0으로 완파하며, 가림토 김동수, 황제 임요환에 이어 사상 세번째로 스타리그 2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던 이윤열. 화려했던 옛 명성을 뒤로한 채 메이저 복귀를 위해 다시 칼을 갈기 시작한 그의 꿈이 언제 쯤 실현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