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설계전문(팹리스) 업체들의 다양한 해외 진출 방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해외 완성품 업체에 직접 공급하거나 대리점을 통해 수출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해외 진출 방식이었으나, 글로벌 기업들의 영업망을 활용하거나 100% 현지 인프라를 활용하는 등 독특한 마케팅 방식을 채택한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한 인터넷프로토콜(TCP/IP)칩 전문업체인 위즈네트(대표 이윤봉 http://www.wiznet.co.kr)의 수출전략은 일명 ‘업어타기(Piggy back)’다. 애트멜, 마이크로칩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업체들의 영업망을 통해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것. 이들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공동으로 제안용 보드를 제작하는가 하면 공동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영업 방식이 가능한 이유는 위즈네트의 제품이 세계에서 유일하다는 데 있다. 소프트웨어로 구현되는 TCP/IP를 칩으로 만들어 속도를 향상시키고, OS 없이도 인터넷을 사용 할 수 있도록 해 셋톱박스와 같은 가전에서 인터넷접속이 가능하게 하는 제품이다. 위즈네트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현재 1000여 개 업체에 제품을 공급 중이다.
넥서스칩스(대표 김학근 http://www.nexuschips.co.kr)의 전략은 ‘세계화 아닌 국제화’다. 한국에 있는 기반을 해외로 이전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세계화’가 아닌, 현지 인프라를 그대로 넥서스칩스화시키는 ‘국제화’를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국 베이징에 현지법인도 100% 중국인으로 구성했으며, 인도에 있는 R&D도 모두 현지인을 뽑았다. 관리도 현지인들이 한다. 영업도 단순 유통을 맡는 대리점 영업방식에서 탈피, 현지 업체들이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해 완성품 업체에 제공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지에서 넥서스칩스라는 이름을 내세우지도 않는다.
김학근 사장은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 있어서 넥서스칩스의 이름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현지업체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 주고 넥서스칩스는 3D 가속칩인 ‘GI’ 브랜드만을 알리는 데만 주력, GI 시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보브반도체와 애트랩의 독특한 영업 방식도 눈에 띈다. 어보브반도체(대표 최원 http://www.abov.co.kr)는 범용시장을 맞춤형 시장으로 바꾸는 전략을 선택했다. 고급형 마이크로컨트롤러(MCU)인 32비트 제품에 한해서는 시장 개척을 위해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맞춰 설계 배치까지 바꿔주는 맞춤형 제품을 공급, 수출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매출의 40%를 해외 시장에서 올리고 있으며, 고객도 100여개로 늘어났다.
애트랩(대표 이방원 http://www.atlab.co.kr)은 전략은 ‘자회사 띄우기’다. 이 회사가 모회사이지만,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로만 활용하고 해외 영업을 하는 데에는 자회사 ‘액트온’의 이름을 사용한다. 해외 거대 기업과의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영업 회사를 현지화했으며, 100% 자회사임에도 경영권을 포함한 모든 결정권을 부여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