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IT문화 이제는 학교다](4)빌 게이츠도 `한국학생 SW`에 감탄했다

*`MS 이매진컵` 발표회 현장

미국 워싱톤주 레드몬드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 비지터센터. 각자 준비한 프로그램과 하드웨어를 확인하는 학생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7개국에서 온 20여명 학생들을 포함해 MS 관계자, 언론기자 등으로 가득찬 행사장은 여느 IT전문전시회 못지 않은 열기가 느껴진다.

 28일(현지 시각)은 MS가 개최하는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이매진컵2006’ 본선 참가학생들의 작품을 빌 게이츠 MS 회장에게 선보이는 날. 이미 각국 예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온 학생들이지만 자신들의 우상인 빌 게이츠를 만난다는 생각에 다들 긴장하는 분위기다. 긴장하긴 한국 학생들도 마찬가지. 한국 대표로 참가한 ‘스위트 드림’의 박완상 학생은 “너무 떨린다”는 한마디로 설명을 대신했다.

 드디어 행사시작을 알리는 소개와 함께 빌 게이츠가 등장했다. 스웨터에 면 바지 차림으로 나타난 빌 게이츠는 자신을 만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 영국·독일·인도·일본·브라질 등지에서 날아온 ‘미래의 빌 게이츠’를 상대로 개발자 예찬론을 풀어놓았다.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은 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라며 “소프트웨어가 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업적을 이뤄내는 것은 바로 개발자”라고 강조했다.

 인사말 이후 이어진 것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소프트웨어 시연 순서. 7개국 학생 대표 중 한국팀을 시작으로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을 빌 게이츠에게 소개했다.

한국팀은 건강·다이어트용 비디오를 따라 운동하는 사람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모션 엑서사이저(Motion Exerciser)’를 흥겨운 음악에 맞춰 소개했다. 빌 게이츠는 중간 중간에 음악의 리듬을 타며 학생들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상세 설명에 앞서 궁금한 것을 먼저 물어볼 정도로 적극성을 보인 빌 게이츠는 실용화 등에 관해 관심을 보이며 한국 학생들을 격려했다.

이후 계속된 나머지 나라 학생들의 발표에서도 빌 게이츠는 ‘훌륭하다(great)’ ‘환상적이다(fantastic)’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자칫 기죽기 쉬운 어린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미국 대표로 참가한 브랜든 사운더스는 “빌 게이츠와의 첫 만남은 정말 좋았다”며 “우리처럼 아직 배워야할 것이 많은 학생들이 앞으로 힘든 과정을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날 빌 게이츠와 함께 학생들을 면담한 소마세거 MS 개발자부서 부사장은 “학생들이 곧 미래의 리더라는 인식 아래 이매진컵을 준비했다”며 “이들에게 열정적으로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이들이 그 열정을 간직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매진컵은?

마이크로소프트 이매진컵은 전세계 16세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1회 열리는 소프트웨어 경진 대회다. 지난 2003년 스페인 대회를 시작으로 브라질·일본을 거쳐 오는 8월 인도 델리에서 4회 대회가 개최된다. 내년 대회는 한국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회는 △소프트웨어 설계 △알고리즘 △정보기술 △비주얼 게이밍 △인터페이스 디자인 △단편영화 등 6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올해 본선대회를 앞두고 각국 지역예선에서 전세계 100여개국 6만5000여 학생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뷰]한국 대표 ‘스위트 드림’ 팀

‘흥분돼요.’ ‘만난다는 상상도 못 해봤어요.’

지난 4월 ‘마이크로소프트 이매진컵 2006’ 한국 대표로 선정돼 이날 빌 게이츠 회장을 만나는 행운을 누린 ‘스위트 드림’ 멤버들은 계속된 강행군으로 지친 상황에서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박완상(26·한성대 산업공학과), 이해리(25·국민대 컴퓨터학부), 정혜화(25·동국대 정보통신공학과) 등 세 명의 대학생은 전세계 대학생들과 겨뤄보는 기회를 가진 것도 좋지만 빌 게이츠를 만난 것이 더 큰 행운이라고 전했다.

 정혜화 학생은 “빌 게이츠를 만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너무 떨려서 준비된 시나리오도 잊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빌 게이츠와의 만남에 초대된 것은 오는 8월 인도에서 열리는 이매진컵2006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

지난해 9월 이매진컵 선발전 참가를 위해 팀을 꾸린 이들은 올 초 본격적인 준비를 거쳐 개발한 ‘모션 엑서사이저(Motion Exerciser)’ 프로그램으로 선발전 소프트웨어설계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모션 엑서사이저는 건강·다이어트용 비디오를 보면서 운동하는 사람을 촬영·분석하여 보다 정확한 동작을 유도해 운동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소프트웨어다.

 이해리 학생은 “모션 엑서사이저를 통해 이매진컵 본선에 나가게 돼 영광”이라며 “국제 대회에 참가해 나의 실력을 가늠해보는 것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박완상 학생은 “다른 사람도 아닌 빌 게이츠에게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을 보여준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앞으로 좀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레드몬드(미국)=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인터뷰]김효원 교수학습방법연구회장·신일고 교사

 “지식전수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학생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줄 수 있는 것,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교육의 묘미가 있습니다.”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교수학습방법연구회의 회장인 김효원 신일고 교사는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ICT자체를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ICT를 활용한 교육이 필요한 것은 그것이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교사는 “학교 컴퓨터실에 있는 컴퓨터가 선생님들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협동학습이나 수준별 학습에 필요한 자료를 찾을 수 있는 도구로서 ICT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교수학습방법연구회는 김 교사와 생각을 같이하는 교사들의 모임이다. 단순히 학생들에게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국어·영어·수학·사회 등 전 과목에 걸쳐서 ICT를 접목해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모임이다. 전국 2만 3천여 명의 교사들이 연구회에서 이러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다. 연구회는 인텔이 개발한 교수학습방법에 대해 연수를 받기도 하고, 지역별로 교사들이 모여 수업할 때 사용하기 좋은 샘플을 개발하기도 한다. 연구회는 ICT에 대해 지나친 환상을 갖고 그 자체를 배우는 데 열중하기 보다는 ICT를 활용해 만든 시청각 자료로서 학생들이 쉽게 수업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학생들도 ICT를 통해 자료를 찾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게 김교사의 설명이다.

“인터넷·게임 중독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학생들이 컴퓨터를 접하는 것을 무조건 막기도 하고, 또 그 반대로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가르치려고도 한다”며 “문제점을 잘 막아주면서 활용하도록 하면 좋은 교육을 위해 ICT가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연구회는 교사들이 단순히 ICT에 대한 지식을 늘려가는 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많은 교사들이 수업을 위한 도구로 ICT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사는 전자신문에 대해서도 “학생들에게 IT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신문이 되기를 바란다”며 “성공한 과학자들의 스토리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장래를 결정하고 인생을 설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신문보내기 캠페인` 참여업체: 한국어도비시스템즈

한국어도비시스템즈(대표 이원진 http://www.adobe.com/kr)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어도비시스템즈의 한국 지사로 우리에게 ‘포토샵’과 ‘플래시’, ‘애크로뱃(PDF)’ 등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특히 이들 제품은 디지털카메라 이용과 인터넷 미니 홈페이지가 활성화되면서 디자인 전문가는 물론이고 일반인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SW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는 디카로 찍은 가족과 친구의 사진을 포토샵으로 불러와 화려하게 장식한 뒤 인터넷 미니홈피에 올리거나 더 욕심이 나면 플래시나 드림위버 SW로 화려한 영상효과를 주고 홈페이지를 꾸미는 친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밖에도 회사에서 사용되는 PDF 문서나 온라인 회의 SW도 어도비가 자랑하는 제품들이다. 

이원진 한국어도비 사장은 “요즘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조삼모사(朝三暮四)’ 패러디에서 보듯이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가 세상을 더욱 즐겁고 윤택하게 만든다”며 “우리 학생들도 자신만의 반짝반짝한 창의력을 바탕으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을 키워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어도비는 학생들이 자신이 가진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이미지·애니메이션·게임 등 풍부한 콘텐츠로 만들고 이를 주변 친구와 가족·선생님과 나누며 미래의 꿈을 가꿀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 그가 밝히는 어도비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