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가장 핵심은 선수 개개인이 갖고 있는 기술이다. 화려한 개인기와 이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돌파는 관중들을 축구에 매료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이기는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전략과 전술도 필요하다.
이번 월드컵서 히딩크는 ‘히딩크의 마법’을 부리며 다시 한번 전략·전술이 이기는 축구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졌다. ‘위닝일레븐 10 (이하 위닝)’에서도 전략과 전술은 중요하다. 물론 선수를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 컨트롤이 선행돼야 한다.
이른 아침에 사부를 만났다. 아직 부족한 컨트롤이지만 이번이 마지막 배움의 기회여서 이기는 축구를 배우기로 했다. 사부는 때문에 전략과 전술에 대해 공부해보자고 했다. 드디어 내 손에서 ‘히딩크의 마법’을 펼칠수 있게 된 것이다.
사부는 “기술에서 한수 아래라도 전략과 전술을 잘만 활용하면 기술의 부족함을 커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부는 본격적인 전략·전술 공부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본적으로 컨트롤이 돼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했다. ‘위닝’이 실제 선수가 아닌 게임이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컨트롤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어떤 전략과 전술도 필요없다는 것이다.사부는 우선 용병술에 대해 설명했다. 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용병술. 언제 선수를 교체할 것인지 정확한 시점을 파악하고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히딩크 마법’도 이 용병술에서 비롯됐다. ‘위닝’에서는 용병술이 자유자재로 가능하다. 피파의 규칙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어 전·후반 3명의 선수를 교체할 수가 있다.
“선수를 교체하는 것을 따로 배울 필요는 없어요. 실제 축구에서 처럼 ‘위닝’에도 선수들의 컨디션이 틀려요. 때문에 기술과 컨디션을 잘 비교해서 교체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와함께 사부는 포메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축구는 4-3-3 포메이션을 주로 채택한다.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는 양 날개의 공격을 강화시킨 2-4-4 포메이션이다.
‘위닝’의 경우에는 수비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때문에 4-3-3 포메이션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히 초보의 경우에는 4-3-3 포메이션을 택하는 것이 수비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2-4-4- 포메이션을 연습해 둬야 한다. 즉, 수비가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막강한 공격력을 활용, 득점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위닝’에는 다양한 포메이션이 존재한다. 스트라이커를 앞세운 원톱 공격, 투톱 공격 등 다양한 전술이 있다. 이 중 가장 자신있는 포메이션을 집중 연습해야 이기는 축구를 할 수 있다고 사부는 설명했다.사부는 용병술과 포메이션을 설명한 다음 심리전에 대해 얘기했다. ‘왠 생뚱맞은 심리전과 센스’ 내색은 안했지만 당황해 하는 기자에게 사부는 계속 설명을 이어나갔다.
‘위닝’에서 실제 축구를 하는 사람은 게이머 자신이다. 직접 플레이는 하지 않지만 선수들을 컨트롤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게이머의 심리를 활용한 공격과 수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심리전과 공격시 센스는 고수들의 팁 중 하나라는 얘기다.
고수들이 컨트롤이 뛰어난 게이머를 만나도 이기는 것이 이 심리전과 센스 때문이라고 사부는 설명했다.
“상대 게이머와의 심리전이나 공격시 다양한 센스 공격은 상대방을 쉽게 무너뜨리죠. 이것은 게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요. 따로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예요. 하지만 늘 이점을 인지하고 게임을 하는 것이 좋아요.”
전략과 전술에 대해 공부했지만 뭔가 빠진듯한 느낌. 바로 고수들만이 즐기는 최고 기술에 대해서는 배우질 못한 것이다. “‘위닝’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도 좀 가르쳐 주세요.” 기자의 요청에 사부는 고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슈퍼캐슬’에 대해 알려줬다.
“슈퍼캐슬은 선수들을 강제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유도하는 거예요. 그냥 패드를 누르고 있으면 그 선수는 상대방을 향해 돌진만 하죠. 하지만 상대방이 선수가 다가가기 전에 방향을 틀면 놓쳐버리게 되요. 그래서 ‘슈퍼캐슬’이라는 기술이 필요해요. 상대방이 꺽을 때 자신의 선수도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이때 강제적으로 틀어야 하거든요.”
사부는 설명과 함께 직접 플레이를 통해 자세하게 얘기했다.
“이 선수를 보세요. 그냥 따라가죠. 하지만 ‘슈퍼캐슬’을 사용하면 강제적으로 선수가 방향을 틀어 상대방을 막죠.”
사부의 설명대로 선수는 곧장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방향을 틀어 상대 선수를 가로막았다.
이 기술은 패드의 R1, R2키를 동시에 누르면 된다.사부로부터 고수의 팁에 대해 배운 다음 마지막 승부를 요청했다. 물론 ‘위닝’이 온라인으로도 서비스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배우는 것으로는 마지막이어서다.
사부도 흔쾌히 요청에 응했다. 우선 설명했던 ‘심리전과 센스’가 무엇인지 이번 시합을 통해 느껴보고 싶었다. 경기가 시작됐다. 최선을 다했지만 고수의 벽은 역시 높았다. 3대1 패. 사부와의 대결에서는 한국팀이 아닌 브라질을 선택해 경기를 했다.
하지만 경기 도중 사부가 말했던 ‘심리전과 센스’가 무엇인지 느낄수는 있었다. 내 경우 찬스가 생길 때 실수를 하며 조바심을 냈지만 사부는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컨트롤을 했다. 사부가 말했던 ‘심리전과 센스’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사부는 경기를 하다 보면 더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를 직접 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경기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거예요. 앞으로 게임속에서 더 자주 뵙도록 해요.”
사부와의 마지막 대결이 손에 땀을 쥘 정도는 아니였지만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언젠가 사부를 꺽을 그날까지 ‘위닝’ 공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