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플라스틱 콤비카드 수용

 이동통신 3사가 전국 15만개 주요 가맹점에 구축한 비접촉식(RF) 휴대폰 지불결제 단말기 ‘동글’에 신용카드의 플라스틱 콤비카드도 수용키로 했다. 이는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휴대폰 지불결제 서비스가 아직도 보편화되지 못한데 따른 전향적인 개방조치로, 가맹점 동글의 RF 결제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이 완료되는 내년 초부터는 대대적인 서비스 활성화가 예상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F·LG텔레콤 3사는 연내 15만개 주요 가맹점의 동글에 고주파(RF) 방식 지불결제서비스를 구현하기로 하고, 내달부터 국내 전 신용카드사가 발급하는 플라스틱 콤비카드도 단계적으로 확대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가맹점 단말기를 통한 휴대폰 지불결제 서비스가 저조했던 것은 사용이 편리한 RF 결제방식을 제공하지 않았던데다, 특히 칩카드가 내장된 휴대폰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 때문이었다.

이동통신 3사의 이번 결정은 전국 주요 가맹점에 보급된 동글에서 휴대폰이나 플라스틱 카드 모두를 ‘갖다대기만 하면 결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격 수용함으로써,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RF 지불결제 서비스의 장점을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로 여겨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가 한 발 앞서 모바일 지불결제 서비스를 상용화했지만 대중적인 확산에는 시장환경의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신용카드사들이 발급하는 플라스틱 카드에도 동글을 개방함으로써 이제는 대중화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비자·마스타 등 신용카드 브랜드들이 콤비카드 전환을 서두르면서 세계적으로 카드사들이 전통적인 ‘긁는’ 방식의 결제서비스를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RF 방식으로 바꾸고 있는 추세다. 국내 신용카드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인 삼성카드를 비롯, LG카드·신한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도 앞으로 발급할 신규 카드는 대부분 RF 콤비카드로 대체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는 연내 비자의 비접촉식 결제 기술인 ‘비자웨이브’와 마스타의 ‘페이패스’, 국내 교통카드 기술규격 등을 모두 가맹점 동글에 수용키로 하고, 카드사들과 공동으로 기술인증과 마케팅에 힘을 쏟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미 올초부터 플라스틱 콤비카드를 발급한 삼성·LG카드에 이어 내달부터 신한카드 등과도 단계적으로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내년 초부터는 15만개 가맹점 동글에서 전 신용카드사의 플라스틱 카드를 사용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금융권과 적극적인 협력을 위해 동글 사용 수수료도 크게 낮추는 등 윈윈모델을 구축할 생각”이라며 “내년부터는 소비자들의 가맹점 지불결제 관행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