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유빌리온의 유비쿼터스전시관

 TV포털은 시쳇말로 요즘 뜨는 아이템이다. 하나로텔레콤의 TV포털 하나TV가 인기를 끌자 KT도 서둘러 이름을 ‘메가패스TV’로 바꿨고 이어 파워TV라는 웹 포털을 비롯 IPTV의 중간쯤 되는 모델 등이 잇따라 생겼다. 시장에는 앞으로 TV포털이나 IPTV 이름을 건 사업자가 3∼5개는 더 나올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오래 가지는 못할 터. TV포털 사업도 곧 차별화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빌리온(대표 유숙련 http://www.ubillion.com)이 IPTV와 홈네트워크를 결합한 홈네트워크형 TV포털 ‘유비TV’가 바로 그런 재목으로 꼽힌다. 방송과 홈네트워크의 결합은 그동안 통신사업자, 건설회사 등에서 여러차례 시도했기 때문에 새롭진 않다. 그러나 시도 또는 시범사업에 그쳐버린 사례가 많았다.

유빌리온은 최근 서울 가산동 본사에 ‘유비쿼터스 전시관’을 만들고 ‘유비TV’ 기술을 직접 공개했다. 유숙련 사장은 “회사이름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은데도 인근 초중고교에서 견학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라고 말한다. 전문가를 대상으로 전시장을 공개한 적은 있지만 일반인, 그것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술을 공개하기는 처음이다.

유비TV 시스템의 핵심은 유빌리온이 직접 개발한 셋톱박스이다. 이 셋톱박스를 통해 건물 밖에 CCTV 영상을 볼 수가 있고 전원을 껐다가 켤 수 있었으며 조명을 제어할 수가 있다. 실제 전시관에 들어가 보니 조명 제어 상황이 한눈에 들어온다. 국내 굴지의 조명회사 필룩스와 제휴해 거실에 앉아서 기분에 맞게 조명의 색을 바꾸고 연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거실에서 TV를 보면서 보일러도 제어할 수도 있었다. 이 기술은 롯데기공과 제휴해 완성했다.

유 사장은 이 장면을 직접 시연해 보였다. 셋톱박스에서 리모콘 조작을 통해 가정 내의 여러 전기·전자 기구를 움직였다. 기존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벽에 달린 제어판을 통해 움직인다면 유비TV 시스템은 TV 리모콘을 통해 조작할수 있다.

유숙련 사장은 ‘내 PC’ 기능을 켜보라고 권한다. 버튼을 누르니 내 PC라는 화면이 나오면서 PC 안의 디렉토리가 뜬다. 유 사장은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 안의 저장된 콘텐츠를 무선 기술을 통해 TV포털에서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적용된 기술들은 예컨대 홈네트워킹 시스템, 보일러, 조명, 도어락 등 각 분야에서 굴지의 회사들과 제휴를 맺은 결과라는 것. 유사장은 이들 기술이 유비TV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었던 것은 제공한 기업들도 가정내 유비쿼터스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시관을 샅샅이 소개하던 유 사장은 앞으로 셋톱박스 리모콘이 전화기 기능을 할 것이라고 귀뜸했다. 이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통신서비스 사업을 벌일 법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유 사장은 “장기적으로 고민 중이지만 어렵지 않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유빌리온은 꿈이 크다. 아직 시장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빌리온은 지난 3년간 IPTV와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남몰래 준비해 왔다. ‘유빌리온’이란 회사명도 ‘유비쿼터스 시대에 빌리언(billion)급’의 기업가치를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기존 통신사업자와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승부하겠다는 다짐이다.

가산동 디지털 단지의 유비쿼터스 전시관에서 유빌리온은 오늘도 남다른 꿈을 꾸고 있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