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게 해주든가아니면 돈이 안 들게 해주든가”
지난 26일 지하철 점용료를 낼 처지가 못된다고 선언한 지상파DMB특별위원회 측 관계자의 푸념이다. ‘돈을 못 버는’ 지상파DMB 사업자는 결국 1∼8호선 지하철에서 지상파DMB 서비스를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하철 구간 서비스를 위해서는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에 ‘지하철 내 지상파DMB 중계기의 점용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지상파DMB 사업자는 사실상 이 점용료를 부담할 능력이 없다. 지상파DMB 단말기가 170만대나 팔렸지만 수익모델인 광고는 늘지 않고 있다.
6개 지상파DMB 사업자가 9월까지 벌어들인 매출 총액은 겨우 10억9500만원. 이런 판국에 지하철 중계기 점용료와 유지보수비가 연간 30억원이라 끼워 맞출 수 없다는 것.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가 자선사업가도 아닌데 지상파DMB 점용료를 ‘공짜’로 해줄 수는 없다. 문제는 소비자다. 170만에 이르는 소비자는 지금껏 지하철에서 잘 나오던 지상파DMB가 어느 순간 먹통이 되는 상황을 맞이해야 한다.
해법은 딱히 없다. 지상파DMB 사업자는 점용료를 부담할 능력이 없다고 울고, 지하철은 공짜로 해줄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다. 정보통신부나 방송위원회는 그동안 틈만 나면 ‘지상파DMB’ 자랑을 해온 전력이 있으니 어떻게든 잘 거두고 싶을 테지만 방도가 없다. 문제의 핵심이 지상파DMB의 ‘수익모델 부재’기 때문이다. 혹자는 단말 보급이 500만대를 넘어도 광고 효과는 없다고 한다. 소비자의 지상파DMB 시청시간이 하루에 몇 분도 안 된다는 것.
그런데 이 대목에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지상파DMB 사업자가 지하철 점용료를 낼 수 없다고 선언한 바로 다음날인 27일 3기 방송위원들이 비수도권 지상파DMB 사업권역을 6개로 쪼개는 정책을 제시했다는 것. 본래 2기 방송위는 비수도권을 단일 권역으로 결정, 최소한의 수익모델 방어를 염두에 뒀다. 3기 방송위는 앞의 결정을 뒤집고 지역의 공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6개 권역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권역을 나누면 그만큼 수익모델은 나빠질 게 뻔하다. 지역마다 천덕꾸러기 사업자 두세개를 뽑아주는 게 3기 방송위가 생각하는 진정한 공익성인지 의문이다. IT산업부·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