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WCDMA SBSM 단말기, 출시는 조심스럽게

 다음달께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될 예정이었던 3.5세대 이동통신 WCDMA/HSDPA 전용(SBSM) 휴대폰 출시 시기를 놓고 KTF와 제조사들간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이미 상용화된 듀얼밴드듀얼모드(DBDM) 단말기에 비해 어느정도 출고가를 낮출지도 협상의 걸림돌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만큼 완벽한 기술안정성을 갖춰야 한다며 제조사들이 극히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KTF가 내년 3월 HSDPA 전국망 서비스를 선언한뒤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3개 제조사는 HSDPA 전용 단말기를 각각 1종씩 공급키로 했으나 현재 출시 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하려는 움직임이다.

무엇보다 HSDPA SBSM 단말기가 국내에서 처음 출시되기 때문에 기술적 완성도가 소비자들의 신뢰와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완벽한 기능의 SBSM 단말기를 출시하기 위해 현재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개발 진척도를 감안하면 연내 출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LG전자와 팬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SK텔레콤보다 6개월 가량 앞서 연내 출시를 선언한 KTF로선 제조사들의 몸 사리기 탓이라며 조급한 모습이다. 이미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은 HSDPA 전용 단말기를 해외 시장에 수출한 전력도 있기 때문이다.

HSDPA 전용 단말기 출시 지연은 결국 HSDPA 전국망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 민원이 발생할 경우 가입자들의 불만을 제조사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KTF는 연말까지 전국 84개시, 인구대비 90%의 커버리지를 갖추고 SBSM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군단위 이하 일부 지역에서 통화 불능이 발생할 수도 있다. KTF 관계자는 “비록 커버리지 문제는 발생할 수 있지만 연내 SBSM 단말기를 제공하겠다고 한 것도 고객들에 대한 약속”이라며 “제조사들과 협의를 통해 최소 1종이상의 모델은 연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3.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환경을 개막시킬 HSDAP 전용 단말기는 내년 3월 KTF가 전국망 서비스를 개통하는 시기에나 본격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