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M&A펀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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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 IT 부품업체간 M&A 활성화를 위한 ‘M&A펀드’가 조성된다.

 11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상반기 중 정부와 창업투자조합 등이 주도하는 150억원 규모의 ‘IT 중소기업 전용 M&A펀드’가 마련돼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이번 조성되는 펀드는 IT분야 부품 및 부품, 부품 및 소프트웨어업체간 M&A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으로, 민간자금 유치를 통한 투자 활성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정통부는 기획예산처와의 협의를 거쳐 50억원 규모를 출자키로 결정한 상태로, 이를 바탕으로 창업투자조합·신기술금융조합 등을 끌어들여 150억원 이상을 조성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또 이달 중 M&A펀드 운영을 담당할 운영사도 선정할 예정으로, 운영사 선정공고에서 신규조합 결성까지 약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르면 6월부터 펀드가 본격 운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기본계획 수립 단계라는 것을 전제로 “M&A펀드를 조성하는 이유는 국내 IT부품업체들의 규모가 고만고만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업계의 의견이 대폭 반영된 것”이라며 “‘작은기업들이 뭉치면 잘 될 수 있다’는 사례를 발굴해 궁극적으로 IT부품기업의 중견기업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M&A펀드 운영사는 △소극적으로는 ‘중소기업 M&A 정보 수집 및 분석’을 진행하고 △적극적으로는 펀드 투자를 통해 주주로서 M&A 당사자인 기업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까지 맡게 된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뉴스의 눈-M&A 힘받나

 지난 한 달 동안 3건의 M&A를 성사시킬 정도로 팹리스 업계에는 M&A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차제에 M&A 펀드까지 조성된다면 이같은 분위기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을 거듭해온 팹리스 업계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지 못할 경우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분위기 확산의 기폭제=중소기업이 차세대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해야할 M&A는 시너지를 낼 수 있어야 하는게 선결조건이다. 모두가 M&A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지만 좀처럼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는 이에 필요한 자본이 부족하고 ‘제 값주고 사고 파는’ 인식과 시스템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펀드 조성은 규모 자체보다는 M&A를 성사시킬 수 있는 ‘제 값 치르기’ 풍토의 불씨가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규모 더 키워야=이번에 조성될 150억원 규모의 펀드는 M&A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성공적인 M&A 사례로 평가받는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의 경우, 미국 아나로그디바이시스에 1억6000만달러의 금액에 지분을 매각했다. 2005년 퀄컴이 엔지니어 110여명의 OFDMA 기술 보유 기업인 플라리온을 인수할 때 들인 금액은 8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 진행된 M&A 사례를 보면, M&A를 위해 사용된 금액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다. 매출이 440억원에 달하는 토마토LSI를 인수하기 위해 동부일렉트로닉스가 투자한 금액은 100억원 정도다. 티엘아이가 LCD 구동칩으로 현재 7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화인아이씨스를 인수한 금액도 30억원 가량이다.

 고범규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 사장은 “해외로 눈을 돌렸던 이유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도 있지만, 해외에서 우리의 기술을 제대로 평가해줬기 때문이다”라며 “국내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M&A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