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정부` 메일 어디로…

정부 공식 e메일 일부가 사이버상에서 실종되거나 스팸으로 처리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이에 대한 정확한 경위 파악과 대책 마련을 못하고 있어 행정 정보를 온라인으로 신청하고 공개하자는 열린정부의 취지가 무색한 실정이다.

 본지가 열린정부(www.open.go.kr) 사이트를 통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두 달간 8개 정부 부처를 대상으로 10건의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이 중 e메일로 자료 공개 여부, 공개된 자료를 받은 경우는 3건에 불과했다. 2건은 실종됐고 5건은 스팸메일로 처리되는 등 모두 7건이 정상적으로 배달되지 못했다. 특히 정상적으로 수신된 것 중 1건은 과거에 등록한 e메일 주소로 발송돼 정부 사이트의 데이터베이스(DB) 연동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1, 정부 e메일 실종사건=열린정부의 기록으로는 보냈지만 수신 측 서버에는 받은 기록이 없다. 열린정부 사이트 관리자는 “정부 전산망에서는 12월 1일 두 건 모두 정상적으로 발송 기록이 있어 열린정부 시스템보다는 수신 측 시스템에 오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본지가 e메일 주소로 등록한 다음의 한메일 시스템의 문제로 돌린 것이다. 그러나 다음 측은 “확인 결과 지난해 12월 1∼3일간 전자신문 기자의 한메일 계정에는 수신 기록이 없다”며 “이는 송신 측에서 한메일 서버로 e메일을 전달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의 주장대로라면 정부가 보낸 e메일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사이버상에서 증발한 것이고, 회신을 기다리는 정보공개 청구인만 낭패를 겪은 것이다.

 ◇사례2, 번지수 잘못 찾은 정부 e메일=본지 기자는 지난해 10월 초 한메일을 수신 주소로 설정했다. 그리고 두 건 연속 정상적으로 한메일을 통해 정부 e메일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30일 수신된 e메일은 개인정보 수정 이전의 과거 e메일 주소로 들어왔다. 행정자치부 측이 본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의 과거 DB를 꺼내 e메일을 발송한 것이다. 행자부 측은 “정부의 여러 사이트 인증을 통합으로 처리하는데 이 중 하나의 시스템이 다운되면서 과거 DB로 회귀하는 일이 발생했으며, 현재 안정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일은 지난 18일에도 또다시 발생했다. 한 번의 로그인으로 운영되는 통합전자민원창구(www.egov.go.kr)의 정보는 최신 정보로 돼 있지만 열린정부 사이트는 과거형으로 다시 되돌아간 상태였다. 익명을 요청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 DB 간 상호 업데이트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관리상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례3, 정부 e메일은 스팸(?)=그 밖의 5건은 한메일의 스팸차단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 삭제됐다. 한메일의 스팸제로2.0의 파워형을 통하면 정부 발송 e메일도 때때로 스팸으로 간주되며 15일이면 지워진다. 정보공개 청구의 경우 동보메일이 아닌 개별 발송이지만 스팸으로 처리되는 것이다. 또 공무원 개인이 ‘OOO@XXX.go.kr’ 형태의 주소로 발송한 e메일도 같은 방식에 의해 스팸으로 버려졌다. 다음 측은 “현재 스팸 처리 시스템으로는 개인 e메일도 스팸으로 다뤄질 수 있어 파워형이 아닌 기본형 스팸 시스템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개인 책임으로 돌렸다.

 심재민 한국인터넷진흥원 정책기획단장은 “e메일 수신을 원하는 사람에게 정확한 e메일 계정으로 e메일이 전달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뿐만 아니라 종종 e메일이 사라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정확한 진단을 통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김민수기자@전자신문,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