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엑사큐브 시스템

[현장을 찾아서]엑사큐브 시스템

 “화성시에서 방범 관제 시스템용으로 50테라바이트(TB) 규모 스토리지를 3주 내에 공급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지난달 초 스토리지 업체 엑사큐브 시스템 개발팀장의 휴대폰에 ‘불’이 났다.

 IT경기가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꽤 큰 물량 주문이 갑자기 들어왔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수요처의 요구 수준을 파악하면서 시스템을 생산해 내려면 3주는 짧은 시간이다. 신속히 대응하라는 경영진의 방침도 몇 번이나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국내 몇 안되는 토종 스토리지 업체인 엑사큐브를 방문, 스토리지 납품 현장을 스케치했다.

 엑사큐브 개발부 직원과 시스템 생산 담당은 화성시 관제 프로젝트 때문에 며칠 째 밤을 지새운 상태. 김원구 과장이 생산을 담당하지만, 프로젝트가 급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김영규 개발 이사, 유재하 팀장 등 개발 인력 7명도 모두 생산라인에 달라붙었다.

 “세오라는 동영상 재생 관련 보안 솔루션업체에서 직접 연락이 왔습니다. 방범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스토리지 공급처를 엑사큐브로 바꾸겠다고요. 세오는 방범 관제 솔루션 분야에서는 꽤 실력을 인정받는 업체이기 때문에 전사 차원에서 이 프로젝트에 매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박병석 엑사큐브 사장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프로젝트라는 ‘감’을 잡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엑사큐브는 스토리지 보드와 랙은 자체 개발하고 컨트롤러 및 기타 소규모 부품은 외부에서 조달한다. 주문이 떨어지면, 부품 재고를 챙겨서 곧 바로 생산에 들어가야 한다.

 스토리지 공급 제안을 막 받았을 때, 일정은 촉박한데 서버와 스토리지를 연결하는 스카시 케이블 재고가 부족했다.

 스카시 케이블은 워낙 가격이 싸서 언제든지 구할 수 있는 흔한 부품이다. 그런데, 평소 거래해온 대만 업체에서 10일 이후에나 물건을 배송할 수 있다고 전화가 왔다. 직원들이 용산을 뒤지고 백방으로 수소문해 작은 부품 하나하나를 챙겼다.

 30평 규모의 개발 및 생산실에서는 신규 보드 개발과 시스템 조립 작업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진다.

 화성시 방범 관제 시스템은 윈도 환경에서 돌아가기 때문에 윈도 애플리케이션을 시험해 보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기능 제어와 부하 시험, 안정성 테스트도 반복했다.

  시스템 출하를 총 책임지는 김영규 개발 이사의 목소리는 떨렸다. “지금은 한숨 돌렸습니다만, 단 1대 시스템에서 에러가 나는 바람에 밤잠을 설쳤습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50TB면 꽤 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실수란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72시간동안 꼬박 시험 테스트했습니다.”

 현재 엑사큐브 개발팀은 SAS 기반 JBOD 컨트롤러를 자체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JBOD는 ‘디스크 묶음(Just a bunch of disks)’의 준말. 데이터 장애 발생 시 복원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레이드(RAID) 기능은 제공하지 않지만, 공급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초저가형 스토리지다. 비교적 덜 중요한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유용하게 쓰인다.

 “이번에 잘 납품하면 다른 시·군·구 방범 관제 프로젝트에도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방범 관제 분야에서 추가로 구매하는 스토리지는 JBOD 형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엑사큐브가 JBOD 상품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지요.”

 박 사장은 2007년 비즈니스 기회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면서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짓고 있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