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기업]노영민 국회첨단전략산업포럼 대표의원

[사람과 기업]노영민 국회첨단전략산업포럼 대표의원

 “반도체산업은 지난 15년간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의 자리를 지키며 국가경제에 가장 크게 겨여해 온 대표적인 첨단 산업으로….”

 사학법·로스쿨법 처리 문제로 어수선했던 지난 4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시간을 쪼개 만난 노영민 국회 첨단전략산업포럼 회장(열린우리당 국회의원·49)은 예상(?)했던 대로 반도체를 조금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의례적으로 이야기하는 반도체 일반론으로 입을 열었다.

 ‘그렇지 뭐, 이 분야 전문가도 아닌데.’ 약간 실망하며 다음 질문을 생각하는 사이, 경영학을 전공하고 반도체산업과는 별 다른 인연을 갖지 못한 노 의원의 입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반도체의 종류, 산업의 문제점과 선결 과제’ 등 매우 전문적인 지식들이 쏟아졌다.

 “우리는 반도체하면 D램·플래시 등과 같은 메모리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분야는 시스템반도체 쪽입니다. 특히 설계 분야를 많이 육성해야지요. 그리고 장비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노영민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 ‘반도체 기 살리기’의 선봉에 섰다. 반도체산업을 연구하는 입법부 차원의 연구단체인 ‘국회 첨단전략산업포럼’을 만든 것. 지난달 26일 열린 창립총회에는 노 의원과 함께 반도체를 연구할 15명의 여야 국회의원과 200여명의 산·학·연 관계자가 참석해 포럼 발족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최근 발족한 국회로봇포럼의 목표가 ‘로봇을 제2 반도체로 키우자’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반도체산업은 국내 타 산업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반도체산업도 아직은 결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재도약을 위해 정부도 기업도, 그리고 국민도 분발해야 합니다.”

 노 의원이 반도체를 앞세워 국회첨단전략산업포럼을 구성한 것도 이같은 현실을 직시한 때문이다. 지금까지 잘 해 왔지만, 더욱 안정된 산업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국회 차원에서의 전략적 지원과 협조도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국회첨단전략산업포럼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첨단산업의 투자 확대와 규제 완화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통해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 발족 취지입니다. 특히 입법부의 반도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노 의원이 반도체를 다루는 첨단전략산업포럼을 결성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지난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위원회에서 2007년도 예산심사를 지켜보면서, 반도체에 대한 국민과 국회 차원의 이해와 관심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같은 관심 부족으로 올해 반도체 관련 예산은 초기 심의과정에서 실제 소요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게 편성돼 추후 이를 대폭 추가 반영하는 굴곡을 겪기도 했다.

 “좀 과장해서 말하면 분야별 예산 확보는 투쟁의 산물입니다. 예산규모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보다 많은 예산을 확보해 첨단 전략산업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그 필요성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노 의원은 반도체 뿐 아니라 첨단산업 전반에 관심이 높다. 특히 첨단기술 확보에 필요한 R&D는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어, 항상 R&D 예산 증액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

 “R&D만이 우리 경제의 살길입니다. 차세대 성장의 동력, 차세대 먹거리 확보 없이는 대한민국 미래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으나, R&D 예산 만큼은 복지 예산과 함께 증액하고 있는 것이고요.”

 노 의원은 이제 첨단산업분야도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간의 전략적 제휴·중국과 대만의 공격적 도전, 그리고 원천기술 분야에 대한 선진국 대비 상대적 열세 등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위기는 곧 기회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우리는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자동차 등 세계 1∼5위권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산업을 다수 확보한 저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세계 열한 번째로 수출 3000억달러를 돌파한 국가기도 합니다. 업계는 끊임없는 기술 및 연구개발을 통해 선택과 집중의 차별화 전략을 계속 추진하고, 정부는 국가적인 차원의 R&D 지원, 제도개선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더욱 힘써야 할 때입니다.”

 노 의원은 원칙과 소신을 중시한다. 1976년 대학 입학과 함께 시작돼 14년만인 1990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보여준 그의 민주화운동이 이를 방증한다.

 “다른 사람에게는 관용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원칙은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신의 원칙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는 확신에 기반한 것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구요.”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던 노 의원은 죄송하다는 말을 뒤로하고 서둘러 국회 본회의장으로 뛰어들어갔다.

 ‘R&D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장한다’는 그의 확신에 찬 소신과 제조업분야 최초의 국회포럼을 결성하는 실행력은, 국회첨단전략산업포럼이 첨단산업에 대한 국회 차원의 이해를 높이는 작지만 큰 행보라는 믿음으로 이어졌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약력> △76년 연세대 경영학과 입학

 △77년 긴급조치 9호 위반 구속

 △79년 8·15 형집행정지로 석방, 사면·복권

 △81∼85년 노동운동

 △90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76학번)

 △95년 민주개혁 국민연합 충북연대 공동 대표

 △98년 월간 충북자치21 발행인

 △2002년 새천년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현)

 △2006년 국회 산업자원위원(현)

 △2007년 열린우리당 충북도당 위원장(현)

 △열린우리당 일자리창출 추진기획단장(현)

 △2007년 열린우리당 공보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