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 달 사이 국내 증시는 그 어느 때보다 큰 변동성을 겪었다.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6300선을 돌파했지만,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여파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5000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전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이 크게 흔들릴수록 거래 시스템의 안정성은 더욱 중요해진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는 전산 오류가 반복되고 있다. 주문이 지연되거나 잔고가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는 등 사고 유형도 다양하다. 장중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투자자가 제때 거래를 하지 못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전산 장애가 특정 증권사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9일에는 한국거래소에서도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 거래소와 증권사 시스템은 서로 연결된 구조로 작동하는 만큼 어느 한쪽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거래소는 오는 6월부터 주식시장 거래시간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도입, 거래시간 연장 등 시장을 넓히는 방안이 잇따라 거론된다. 투자자 편의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과 경쟁력을 맞추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거래시간 확대 논의에 앞서 점검해야 할 것은 시스템 안정성이다.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시스템이 감당해야 할 운영 시간과 거래량도 함께 증가한다. 특히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주문과 거래량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인 전산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부터 확대한다면 투자자 피해만 커질 수 있다.
시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시장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거래시간을 늘리기 전에 멈추지 않는 시스템부터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