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2 신도시 개발지역 전자업계, 역차별에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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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탄2 신도시 개발예정지구에 터전을 잡고 있어 공장을 이전해야 하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부품 중소기업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정부가 이곳에 있는 외국계 기업에는 대외 신인도를 고려해 특별히 배려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국내 중소업체들은 수요처인 대기업을 염두에 두고 이 지역에 터를 잡고 있는 반면에 대부분 단순 AS 및 물류 거점에 불과한 외국계 기업만 예외 조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지역 중소기업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국내 중소기업이 밀집한 지역을 수용지구에서 제외시키고 △더 많은 공장이 존치할 수 있도록 발표 당시 계획한 첨단 비즈니스 용지 100만평을 분할 지정하며 △신도시 외곽지역에 소규모 첨단 공단을 조성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외국인투자기업만 문제된다?=동탄2 신도시 개발 예정지구 안에는 등록공장 248개(무등록 및 제조장 포함시 600여개)가 있다. 이 지역 내 공장들은 좋든 싫든 이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현 위치에서 계속 사업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 지역 외국인투자기업은 총 15개사로 이 가운데 14곳이 이전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와중에 최근 일부 외국 투자기업의 존치가 확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자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으나 대외신인도를 고려해 외국인투자기업을 우선 존치하는 쪽으로 정부의 방침이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분위기가 국내 중소기업은 논외가 되고 있는 것 같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대책회의를 하고 있으나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전 부담은 국내 기업이 더 커중소기업은 수요대기업을 고려해 이 지역에 공장을 세운 반도체·디스플레이·부품 분야의 협력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이미 투자된 설비 등으로 인해 이전 부담이 크고, 수요대기업과의 관계를 위해서도 지금의 위치가 지정학적으로 매우 유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가운데는 이미 1∼2년 전에 동탄1 신도시 개발로 인해 한 차례 공장을 이전하는 홍역을 치렀던 업체도 다수 포함돼 있다. 잇따르는 공장 이전으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 공장이 있는데도 수요대기업을 고려해 이곳에 새로 공장을 지었는데 또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것은 너무 부담스럽다”며 “천장이 일정 높이 이상 돼야 클린룸 설비를 갖출 수 있어 정부가 제시하는 아파트형 공장에는 입주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에 체감하는 어려움은 사실 외국계 기업에 비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전 않더라도 존치분담금 부담=대책위의 요구대로 수용지구에서 제외되는 행운을 얻는다고 해도 또 다른 문제가 남는다. 아직 공식 논의되지 않고 있으나 주변 인프라가 좋아진다는 명목으로 부과되는 ‘존치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 이 지역 산전업계 관계자는 “존치분담금은 과거 동탄1 신도시 사례를 감안할 때 평당 150만원 안팎이기 때문에 기업별로 적어도 15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며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된 개발로 인해 앉아서 그 정도 부담을 질 수 있는 중소기업이 얼마나 되겠냐”고 말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이 같은 동탄지역 중소기업의 불만과 관련, 건교부 신도시기획팀 관계자는 “현황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11월에 종합적으로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특히 외국인투자기업에만 신경을 쓴다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동탄2 지구는 자족도시를 만든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기 때문에 지역 기업들은 최대한 수용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