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IT코리아2.0](3부)IT는 36.5℃⑬ 링크와 피처

 제17대 대통령 선거일(12월 19일)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차례로 여기저기 다니며 유세하는 후보자와 지지자를 만날 확률이 점점 높아질 것이다. 특히 지난 16대 대선에서 인터넷과 휴대폰의 힘이 입증되면서 유권자를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사이버 정치행위가 전개되고 있다. 유권자에게 내미는 정치인의 ‘사이버 손’은 어떤 모습일까.

 “웹사이트 안 링크(link)와 피처(feature)가 낳은 구조에 따라 인터넷 이용자의 행위가 영향을 받습니다.”

 박한우 영남대 교수(사진·언론정보학)가 최근 수년간 국회의원 웹사이트를 분석한 결과다. 정치인 A가 누구와 사이트를 연결(링크)했는지, 또 자신의 사이트를 어떻게 구성(피처)했는지에 따라 유권자의 지지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링크. 박 교수는 지난 1월 제17대 국회의원 275명 가운데 네이버에 블로그를 운영 중인 126명으로부터 3번 이상 지목된(이웃등록) 파워 블로거 79명, 이 가운데 자신을 지목한 의원을 다시 이웃으로 지목한 47명의 링크 구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열린우리당에 33명, 한나라당에 24명, 민주노동당에 7명이 링크(중복측량)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1 참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에 동시에 연결된 블로거는 12명이었고 이 가운데 한 명은 민주노동당에도 링크돼 있었다. 또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에 함께 연결된 이는 3명,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에 동시에 링크된 블로거는 1명이었다.

 박 교수는 “상대적으로 열린우리당에 연결된 블로거가 많았고 포스팅·방문자 등 소셜 캐피털(SC)이 높아 네트워크 결속력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열린우리당에 연결된 블로거 사이에도 한나라당 측에 비해 더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관계는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계층이 상대적으로 젊어 사이버 공간 활용에 더욱 적극적인 까닭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한나라당에서 제16대 대선·총선 등을 거치며 인터넷의 힘을 느낀 뒤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야겠다’는 의지는 강했으나 운영 등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못해 사이트가 공식화(official)하면서 상대적으로 네트워크 결속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나라당 제17대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던 이명박 후보 웹사이트에 215개, 박근혜 의원 웹사이트에 692개가 링크(중복 6개)돼 사이버 네트워킹은 박 의원 쪽이 더 강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림2 참조

 이는 이명박 후보 웹사이트 페이지 규모가 큰 정보제공형인 반면에 박근혜 의원 측은 규모가 작은 관계(커넥팅)형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이명박 후보 웹사이트에는 정보를 바탕으로 하는 중립적 댓글이 많았고 박근혜 의원 측은 외모·의상에 관련한 감성적 댓글이 많았다는 게 박한우 교수의 설명이다.

 국회의원은 이 밖에 △자신과 소속 정당 정보를 제공하는 ‘전송형’ △방문자가 자신이나 정당과 상호작용하도록 하는 ‘등록형’ △방문자를 제3자와 연결하는 ‘연결형’ △방문자로 하여금 대중 참여를 촉진하도록 하는 ‘동원형’으로 웹사이트를 꾸미는 것(피처)으로 분류됐다.

 박한우 교수는 “우리나라가 IT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정치적 규제로 인해 인터넷에서 할 수 있는 정치행위가 많지 않다”며 “관련 규제 개선으로 더욱 내실 있는 인터넷 정치행위 데이터 축적·분석·활용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인 웹 피쳐 유형

 웹 피처(feature)는 방관적 유권자를 적극적 정치행위자로 유인할 ‘첫인상’이다. 사이버 유세의 성패를 가른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좌관을 소개해 인간적으로 다가서거나(심상정 의원), 문자메시지로 참여를 유도하며(정세균 의원), 디자인이 약해도 같은 당 의원 모두의 링크를 설정하는(이해봉 의원) 등 다양한 모습이다.

 ◇전송형=정치인 자신이 다루는 쟁점·새 소식·소속 정당이 하는 일 등 정보를 제공한다. 진수희 의원은 네이버 뉴스검색 기능을 걸어놨고 신기남 의원은 아예 자서전을 웹사이트에 펼쳐놨다. 이계진 의원처럼 특정 쟁점(사학법 개정안)을 향한 자기 주장을 게재하거나 지난 2004년 한나라당이 정당투표절차를 당 홈페이지에 올린 것도 이 부류다.

 ◇등록형=토론·포럼·행사참여·자원봉사 등으로 사이트 방문자가 자신과 소속 정당과 교류하도록 적극 유인한다. 전여옥 의원은 웹사이트 안에 채팅 공간을 마련했고 유정복 의원은 방문자 활동에 마일리지를 준 뒤 순위를 공개하고 있다. 박진 의원은 푸시(push)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제창 의원은 종이·비품·자원봉사 등 다양한 후원 피처로 눈길을 끈다.

 ◇연결형=네트워크 구축의지가 강한 부류다. 방문자를 제3자에게 연결한다. 이성권 의원은 일본 고노타로 의원에게 링크를 설정한 데서 그치지 않고 아예 고노타로 의원 웹사이트 한글어 버전을 만들었다. 강성종 의원은 문희상 의원에게 배너 링크를 걸었고 천영세 의원도 강기갑·권영길·노회찬·단병호 등 동료 의원에게 링크를 설정했다. 김형주 의원 웹사이트에서 ‘김두관 후원회’ 팝업창이 발견되는 등 더욱 적극적인 관계도 있다.

 ◇동원형=오프라인 토론회·링크 제안·지역별 연고자 추천하기 등 웹사이트 방문자가 대중 참여를 촉진하도록 독려한다. 박승환 의원은 지역주민에게 응원메시지를 받으려 하고 정두언 의원은 방문자로 하여금 자신의 웹사이트를 ‘시작페이지’로 등록하도록 제안한다. 이인제·김태홍 의원처럼 방문자 웹사이트에 쓸 수 있도록 ‘바탕화면 다운로드 서비스’를 하거나 유시민 ‘배너달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