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지역 광산업계에 연구·개발(R&D)과제 수주 및 수행과 관련한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 광산업에 투자하겠다는 조건으로 2∼3년 전에 R&D과제를 따낸 일부 외지 기업이 소극적인 투자로 일관하자 일각에서는 “R&D사업비만 따먹고 도망가려는 이른바 ‘먹튀’ 아니냐”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는 “R&D를 수행할 적법한 자격은 갖추고 있다”고 항변하면서도 향후 투자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실제 광주광산업집적화단지 내 한국광기술원에 입주해 있는 카메라 모듈 전문 제조기업 K사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한국광기술원과 R&D과제를 공동 수행하면서 광주에 연구소를 설립했으나 상주연구인력을 배치하지 않아 연구소는 문이 잠긴 채 비여 있기 일쑤다. 본사는 경남 창원이다.
이 회사 정모 사장은 “광주 연구소는 R&D과제 수행에 필요할 때 잠깐씩 연구인력이 근무하곤 한다”면서 “회사 사정상 아직까지 광주 투자계획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곳에 입주해 있는 LED응용제품 개발업체 L사 연구소도 광산업 관련 R&D를 수행하고 있으나 상주연구인력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한국광기술원은 K·L 업체처럼 R&D 과제 수행을 위한 연구소를 설치했을 뿐 사실상 기업활동을 하지 않은 4∼5개 입주업체에 대해 조만간 퇴출 등 강력한 제재를 취할 계획이다.
이 같이 현재 광산업 관련 R&D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광주에 연구소를 설립한 외지 기업은 10여 개사에 달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 2005년부터 광주 광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R&D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자금 및 인력을 투자한 기업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R&D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한 일부 기업들도 구체적인 광주 광산업에 대한 투자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내년까지 16억여 원의 R&D 과제를 수행하는 대기업 계열사로 광통신 부품업체 D사는 회사 내부 사정을 이유로 광주 투자 포기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외부기업의 R&D과제 먹튀논란을 심화시키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외부 기업들이 R&D과제를 따내기 위해 ‘광주에 연구소를 설립(이전)하면 된다’는 조항을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부기업이 지역 R&D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투자실행계획서를 제출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과제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광주지역 R&D 기획 및 평가를 총괄하는 광주전략산업기획단 관계자는 “R&D를 수행한 외지 기업이 결국 광주 투자를 포기해도 현 상태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광주 광산업의 활성화를 R&D 과제인 만큼 심사평가 때 구체적인 투자계획이 있는 지 등을 꼼꼼히 살피고 중간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