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진화론을 비웃는 동물들

  찰스 다윈(1809-1882)의 진화론은 현재 살고 있는 환경에 적합한 종(種)만이 살아남고, 부적합한 것은 멸망해 버린다는 것이다.

 독일의 과학 저널리스트인 외르크 치틀라우는 이처럼 개체 간의 경쟁 끝에 자연의 힘으로 선택 받는다는 다윈의 이론에 반기를 든다. “진화의 법칙은 권력욕과 폭력을 강자의 권리로 포장하기 위해,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어차피 곧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패배자들의 이별가쯤으로 축소 왜곡시키는 방편으로 되풀이해 인간사회에 적용된다”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동물들의 행태도 다윈의 진화론과는 다르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근 국내 번역 출간된 ’다윈, 당신 실수한 거야!’(뜨인돌)에는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여러 동물들의 이야기가 실렸다.

 몸집은 참새만 하고 꼬리는 15㎝ 정도인 새 ’꼬리치레’는 무리의 우두머리를 뽑을 때 가장 목소리 크고 힘세고 용감하고 짝짓기 욕구가 왕성한 구성원이 아니라 친절하고 자기희생적인 동료를 우두머리로 추대한다. 이스라엘의 자하비 부부 과학자는 사해 연안에서 다리를 다친 늙은 새가 무리를 이끄는 사례도 발견했다. 생물학자 존 토머스 굴릭은 하와이 제도의 오하우 섬에서 달팽이 종인 ’아카티넬라’ 수백여종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기어다니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다윈은 다양한 종의 생물이 생겨나는 이유가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압박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이 섬의 기후는 일정해서 특정 종류의 식물들만 자라고 있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우리는 진화가 무자비한 생존 투쟁의 장이라는 생각부터 먼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