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간만에 블로고스피어를 달군 이슈가 등장했다. 태그는 ‘한국블로거연합회’. 이 단체 발기인을 지칭하는 몇 사람이 지난 28일 창립대회를 갖고 ‘1000만 한국 블로거의 결집체로의 출범’을 선언했다. 이를 접한 대다수 블로거의 반응은 ‘대체 뭣에 쓰는 단체인고?’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예고도 없이 자신을 대표하겠다고 나섰으니 황당한 게 당연하다. 12월에는 선거참여 및 공명선거, 선거법개정 운동을 하고 회원 친목 등반대회를 대선 결단대회 성격으로 진행하겠다니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이들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BBK 사건 물타기용으로 정치권에서 조작한 단체’라는 극단적 의견부터 ‘블로그라는 이슈로 한몫 잡아보려는 인사들’이라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공통된 의견은 ‘블로그·블로거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단체는 모두 오해라고 말한다. 한 대표 발기인은 “‘한국’이란 표현을 쓴 것은 그냥 국적을 나타내기 위해서였고 블로거 간 친목 및 교류가 주목적이지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선거법 개정을 주장하는 것도 대선 기간 중 많은 블로거가 댓글이나 포스트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문제의 대응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항변엔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들이 발표한 ‘한국 블로거 헌장’을 보면 더욱 그렇다. 대표가 아니라면 무슨 생각으로 한국 블로그 헌장을 발표했는가. 또 ‘이제부터 단일 대오를 형성하여 IT 혁명의 속도를 높이고 … 이에 1천만 블로거는 한국블로거연합의 깃발 아래 … 한국블로거연합을 기반으로 전 세계 블로거연대를 구축한다’는 표현에서 ‘공산당 선언’과 같이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강한 정치적 의도가 읽혀진다.
공산당 선언은 노동자 세력을 결집해야 할 역사적·시대적 필요성이 있을 때 만들어졌다. 하지만 과연 한국 인터넷 역사도 이들을 그 주장처럼 ‘블로그시대의 개척자요, 블로그혁명의 주도자로 기록할 것’인지는 심히 의심스럽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