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을 SK텔레콤에 그냥 넘길 수는 없다.’
범통신진영이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공정경쟁 조치’의 필요성을 공식 제기하고 나섰다. 후발사의 이런 행동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사실상 정부의 ‘인가’만을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볼 때 정부에 ‘인가 조건을 까다롭게 해달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후발 통신사들의 이번 제기는 유·무선 시장획정에 따른 새로운 규제 및 재판매 관련 고시 제정, 음성·데이터 회계분리 등 주요 정책 방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당분간 통신 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본지 11월 28일 3면>.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그리고 KTF 4사는 6일 공동 성명을 통해 “경쟁제한성의 심화 현상을 완화하고, 통신시장의 공정경쟁을 위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하는 SK텔레콤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4사는 ‘적절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정부의 인가 승인 절차를 지켜보면서 공동 대응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더욱 구체적인 인가 요건을 조만간 제기할 것을 암시했다.
익명의 통신사 관계자는 “유무선, 통신·방송 융합에서 시장 구분은 의미가 없고, 오히려 결합상품 활성화를 고려하면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며 “SK텔레콤의 독점적 지위가 전이되지 않도록 그에 따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후발 사업자들은 내심 시장점유율 제한 조치를 기대하는 눈치다. 결합상품이나 융합상품으로 유무선 시장 구분이 무의미한만큼 이번 하나로텔레콤 인수에서도 SK텔레콤의 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침 이날 열린 LG텔레콤 기자간담회에서 정일재 사장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해 “유무선 결합의 힘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다소 중장기적이라 크게 우려하지 않지만, 단기적으로 SK텔레콤의 마케팅 및 자금력이 유선 시장으로 옮겨와 힘을 발휘하는 것이 더 걱정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사업자들은 시장 점유율 제한 조치 외에도 재판매 조기 실시를 위한 800㎒ 망 개방이나 음성·데이터 회계 분리 등 가능한 한 SK텔레콤에게 씌울 수 있는 각종 규제가 강화되기도 바라고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소비자 후생에 반하는 후발사업자들의 규제마케팅 주장을 두고 언급할 일고의 가치를 못 느낀다”고 일축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