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2월 31일은 시작이다

 12월 마지막 날이다. 아니 한 해 끝자락이다. 오늘을 넘기면 2007년이 가고 2008년이 온다. 세밑에 빠지지 않는 사자성어가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여러 가지 일도 많고 어려움과 탈도 많았다는 뜻이다. 올해 IT업계를 뒤흔들었던 큰 사건은 무엇일까. 본보가 조사한 10대 뉴스를 보자. 국내 최고 뉴스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이 꼽혔다. 해외 뉴스로는 단연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눈길을 끌었다. 언뜻 IT와 그다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사건이 한 해를 장식한 ‘톱 뉴스’에 오른 게 이채롭다.

 이는 2007년 한 해 IT업계가 그만큼 ‘외풍’에 시달렸음을 보여준다. IT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틈새 산업 수준이었다. 지금은 대한민국을 짊어질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IT도 전체 경제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치적인 분위기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사실 환율과 유가가 요동치고 금융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수출과 해외 시장 개척에 적잖은 차질을 빚었다.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조하는 정책 기조로 기업 자원이 분산되면서 경영에도 혼선을 빚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내년은 다르다. 서브 프라임 사태 여진을 우려하지만 올해만큼 심각하지 않다. 더구나 새로운 정권은 어떤 정부보다도 경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벌써 ‘이명박 대한민국 CEO’ 효과를 예상할 정도로 기대감에 충만해 있다. IT산업계도 더 이상 외부 요인을 탓할 수 없게 됐다. 올해처럼 정책 운운하며 도망 갈 구멍도 없다. 내년도 IT경기가 ‘게걸음’을 치고 시장이 죽어 있다면 산업계 책임이라고 비판해도 할 말이 없다.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보다는 다부진 각오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 해 동안 풀어진 운동화 끈을 오히려 다시 잡아 맬 시간이다. 그래서 오늘, 12월 31일은 한 해를 끝내는 마지막 날이 아닌 새로운 도약을 위한 또 다른 시작이다.

  강병준기자<글로벌팀>@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