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지상에서 누리는 우주기술](https://img.etnews.com/photonews/0806/080629105805_62547392_b.jpg)
지난 4월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했다. 이소연씨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피터팬처럼 날아 움직이며 우리 국민에게 보여준 작은 몸짓은 에드워드 로렌츠의 나비효과처럼 대한민국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제 한국의 꿈나무들뿐 아니라 시장에서 일하는 상인들까지도 우주를 동경하고 무중력을 이야기하며 과학기술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4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중 한국 최초의 우주인 배출을 계기로 국민의 82.2%가 우주분야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답해 우주가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자리 잡고 있음이 더 확연해졌다.
사실 우주개발에는 막대한 예산과 비용이 수반된다. 그런데도, 선진강국은 모두가 하나같이 우주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이유는 우주의 활용 용도가 무한하고, 또 우주개발을 통한 사회경제적 효과가 지대하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은 국가안보뿐 아니라 공공목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인공위성 없는 기상예측은 상상할 수 없다. 기상위성 및 지구관측 위성은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과 재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울러 기상변화에 따른 작황 예측, 환경보호, 자원탐사, 지역개발 등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또 우주분야는 민간경제 활동에도 크게 활용되고 있는데 전 세계에 각종 위성중계방송, HDTV뿐 아니라 최근에는 DMB 위성방송까지 활용되고 있고 GPS 내비게이션은 일반 운전자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돼가고 있다.
우주기술은 의료기술에도 응용돼 현대 의학에 큰 공을 세우고 있다. 1960년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아폴로 계획으로 개발한 디지털 신호처리 및 영상기술은 병원에서 자주 보는 컴퓨터 단층장치(CT)와 자기공명영상(MRI) 등과 같은 혁신적 의료기기의 탄생을 촉진시켰다. 특히 이소연 우주인이 탄 소유스호와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도킹할 때 쓰인 자동 랑데부 기술은 라식 수술기와 엑시머 레이저 시술 시스템의 밑받침이 됐다. 최근에는 우주인들이 우주 여행 시 무중력 상태에서 중력의 부담이 사라져 척추가 팽창하고, 디스크의 높이가 늘어져 허리 통증이 해소되는 현상에 착안해 수술 없이도 디스크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의료기기가 개발돼 디스크 환자들의 아픔을 덜어주고 있다.
이 밖에도 NASA는 우주인을 달에 보내는 아폴로 계획 때 우주선에서 우주인들이 물을 끓이고,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던 끝에 이온 여과 장치를 이용한 정수기와 전자파로 음식을 데우는 전자레인지를 만들어냈다. 진공청소기 역시 무중력의 우주선 내부에서 둥둥 떠다니는 머리카락이나 먼지를 빨아들이기 위해 개발됐다. 또 자외선 차단 기능의 선글라스나 긁힘 방지 렌즈 역시 우주 비행사의 시력 보호와 우주선 계기판의 보호를 위해 NASA가 개발한 기술이다. 이렇듯 우주기술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편리함과 유익함을 선사해주고 있다. 이소연 우주인만이 누렸을 법한 첨단 우주 기술을 우리도 지상에서 우주기술이 탄생시킨 또 다른 물건들로 우주기술을 함께 누리고 있는 셈이다. 우주와 우주기술은 생각보다 우리 생활 가까이에 들어와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 지금처럼 우주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다면 멀지 않아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기술이 탄생할 것이라 확신한다. 또 우리나라 우주기술로 한층 더 풍요한 삶을 사는 우리의 모습을 그려본다.
백홍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phy@ka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