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TV용 LED BLU 광원 삼성전기서 받는다

 LG디스플레이가 TV용 LCD 백라이트유닛(BLU)에 들어가는 발광다이오드(LED) 광원 모듈을 삼성전기에서 공급받는다.

 삼성전기가 최근 LED BLU의 제조원가를 종전보다 50%나 낮출 수 있는 광원을 국내 처음으로 양산 개발하는 데 성공, LED BLU 대중화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가격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대·대협력’이 강조돼 왔는데도 핵심 부품을 상대 기업의 계열사에서 직접 조달받는 것은 유리기판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삼성코닝정밀유리를 제외하면 처음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오는 4분기 55인치 LCD TV용 LED BLU의 광원 모듈을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납품하는 LED BLU 광원 모듈은 기존 LED BLU 광원보다 LED 수를 35%나 획기적으로 줄인 제품으로 LG디스플레이도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해 BLU의 LED 칩 사용량을 종전보다 3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기술까지 확보, 전체 BLU의 원가를 50%나 절감할 수 있게 됐다.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기에서 납품받는 55인치 LED BLU 광원은 ‘양산’ 물량이지만, 우선 초기에는 1000개 안팎의 소량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노트북PC·모니터용 LCD 패널의 LED BLU 광원은 지금까지 계열사인 LG이노텍에서 대부분 공급받아 왔으며 TV에 LED BLU를 적용해 양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의 눈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기에서 TV용 LED BLU의 광원 모듈을 공급받기로 한 것은 고부가가치 LCD 패널 경쟁에서 삼성전자에 밀릴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LED 광원을 사용한 BLU는 종전 냉음극형광램프(CCFL)에 비해 색재현성이 높고 응답속도가 빠르며 전력소모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비싼 가격 때문에 지금까지 TV용 BLU 광원으로는 폭넓게 적용하지 못했다. 올해 초부터 노트북 LCD 패널을 중심으로 LED BLU가 급속히 확산되는 반면에 TV용 패널에는 하반기께나 서서히 보급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런 이유에서 나왔다.

 삼성전기가 기존 LED BLU의 제조원가를 50%나 줄일 수 있는 광원 모듈을 국내 처음 양산하는 데 성공하면서 유일한 해결사로 나섰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LCD 패널 업체로는 가장 발빠르게 이달부터 46인치 LED BLU 광원모듈 5000개와 55인치 제품 1000개를 삼성전기에서 공급받아 본격적인 LED BLU 패널 양산에 나선다. LG디스플레이도 계열사인 LG이노텍이 ‘솔루션’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LED BLU 패널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삼성전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 측에서는 삼성전기가 보유한 LED 특허 방어능력도 무시 못할 고려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부터 LG디스플레이가 비록 소량이지만 삼성전기에서 LED BLU 광원 모듈을 공급받더라도 장기적인 협력관계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계열사인 LG이노텍이 LED를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마당에 향후 LED BLU가 시장의 대세를 잡아가게 되면 핵심 부품인 광원 모듈을 ‘적군’인 삼성전기에 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계열사냐 아니냐를 떠나 우리는 경쟁력 있는 부품을 쓰는 것이 원칙”이라며 “LED BLU 광원 모듈은 아직 어떤 곳을 공급사로 선정했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서한·안석현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