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규제, 전세계 `촉각`

  한국 인터넷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강도높은 규제 움직임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이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규제에 무게중심을 싣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춘 한국이 포털 등에 대한 새로운 규제틀을 마련하자 주요 외신이 관련 내용을 집중 조명하는 등 관심을 표명했다.

여기에 오는 18일 세계적 온라인 업체인 야후 본사가 미 정치 지도자 이외 인물로는 처음으로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추진, 전세계에 생중계할 예정이어서 이명박 정부의 최근 움직임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이같은 반응은 최근 수 년간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자율 규제를 기본 원칙으로 규제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선진국과 한국 정부의 최근 방침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멍든 한국정부, 인포데믹(Infodemics)에 감염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국 네티즌간의 대립적인 관계를 조명하며 현재 추진 중인 인터넷 규제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자세히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국회 개원연설에 “우리는 부정확하고 잘못된 정보를 전염병처럼 퍼뜨려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인포데믹스(정보와 전염병의 합성어)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 인터넷 여론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로이터는 한국 정부의 규제를 촉발시킨 원인으로 ‘한국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꼽으면서 광우병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일회용 기저귀 등에 쇠고기 부산물이 사용돼 위험하다는 논란 등이 인터넷 게시판과 블로그 등을 매개로 폭발적으로 확산됐다고 언급했다. 또 인터넷 경매 사이트 옥션을 통해 13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도 인터넷 규제법 마련을 부추켰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같은 한국 정부의 규제에 대해 “인터넷의 발전을 퇴보시키는 조치”라는 반대 여론과 “적당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찬성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18일 야후가 진행하는 이명박 대통령 인터뷰는 인터넷과 아리랑TV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된다.

김유경기자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