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은 횡설수설에 불과"

"클라우드 컴퓨팅은 횡설수설에 불과"

 IT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한 클라우드컴퓨팅(Cloud computing)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최근엔 컴퓨팅업계의 거물들까지 신랄한 표현을 써가며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해 클라우드컴퓨팅 전도사들을 당혹케 했다.

 기업용 솔루션의 대표 주자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CEO는 지난주 열린 애널리스트데이 행사장에서 클라우드컴퓨팅을 일시적인 ‘유행(fashion-driven)’이자 뜻을 알 수 없는 ‘완전한 횡설수설(complete gibberish)’이라고 꼬집었다. 세계 소프트웨어산업의 거물이 IT업계의 최신 화두인 클라우드컴퓨팅의 정체성을 두고 던진 매우 강한 어조의 비난이었다.

 ‘오라클은 클라우드컴퓨팅과 관련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하는 질문을 받은 그는 “클라우드컴퓨팅과 관련해 재미난 것은 이미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하기 위해 재정의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클라우드컴퓨팅이 아닌 것을 찾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컴퓨팅산업은 여성 패션보다 더 유행을 좇는 산업이 됐다”며 “언제 이 바보같은 짓을 멈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오라클도 클라우드컴퓨팅과 관련된 발표를 하겠지만 기존 광고 문구에 변화를 주는 것 말고 무엇을 차별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래리 엘리슨의 이 같은 견해는 세계 오픈소스 진영의 대부인 리처드 스톨먼의 메아리로 이어졌다.

 최근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스톨먼은 클라우드컴퓨팅은 ‘함정(trap)’으로 규정하고 이를 이용하는 ‘바보같은 행동’을 그만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무료소프트웨어재단(FSF)의 창립자이자 공개운용체계(OS) 개발 프로젝트인 GNU의 창시자인 그는 “클라우드컴퓨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비용이 요구되는 폐쇄적이고 독점화된 시스템을 사도록 강권하는 과대 마케팅 캠페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사용자들이 로컬 서버와 자신의 개인 컴퓨터에 머물 것을 주문했다. 프라이버시 옹호론자이기도 한 그는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통제권을 잃고 있다는 점”이라며 “다른 사람의 웹서버나 독점화된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결국 방어력을 잃고 프로그램 개발사의 손에 놀아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클라우드컴퓨팅은 PC와 서버·데이터센터 등 전 세계 컴퓨팅 자원을 네트워크로 연결, 저장하고 다양한 유무선 기기와 인터넷으로 접근·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HP·IBM 등 대형 IT업체들이 앞다퉈 관련 전략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심지어 컴퓨터 제조업체인 델은 클라우드컴퓨팅이란 용어의 상표등록까지 추진했다가 거부된 바 있다.

 이정환기자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