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IT개도국의 바람

[기자수첩]IT개도국의 바람

 “우리나라는 비용상 현재 무선 통신 위주로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유무선 통합의 차세대 네트워크로 바꿔 나가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이제 막 유선 인프라를 깔고 있는데 차세대 네트워크가 대세라는 말이 당혹스럽다. 우리나라를 방문해 컨설팅해 줄 수는 없겠는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차세대네트워크(NGN) 관련 국제 워크숍에서 연수생 신분으로 참석한 아시아·태평양 정보통신 부처 공무원 및 기업 관계자들이 한국 연사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그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네트워크 기술에 목말라했고,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 엔지니어에게 많은 도움을 기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앞선 네트워크 기술에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행사였지만 이에 대한 정부부처 등 외부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았다. 선진국도 아닌 정보통신(IT) 개도국쯤으로 표현될(?) 후진국 IT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행사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한 지방대의 연례 행사쯤으로 여겼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현재 ITU 등 국제 IT단체에서 기술 표준을 주도하는 우리나라의 위상은 매우 높다. 선진 통신시장에 깃발을 꽂아 기술력을 과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시장인 아시아·아프리카 통신 네트워크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 또한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한 행사는 소외되고 있는 듯하다.

강연자로 나온 한 대학교수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다국적 네트워크 관련 기업들에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은 점점 실망하고 있다. 이때 신뢰를 바탕으로 교류를 쌓아가면 향후 한국이 세계 네트워크 시장의 강자가 되는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워크숍이 끝나고 한국 강사들과 일일이 손을 잡으며 ‘우리나라를 꼭 한 번 방문해 컨설팅을 해달라’는 각국 관계자들에게서 한때 우리나라 통신 관계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