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서 돌풍 일으킨 한국인 프로그래머

애플 앱스토어서 돌풍 일으킨 한국인 프로그래머

 “샷건 총이 나오고 소리를 내는 단순한 게임도 앱스토어에서는 통합니다. 심지어 방귀 소리를 내는 게임도 있습니다. 앱스토어에서는 전혀 게임으로 개발될 수 없을 것 같은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고 수익을 냅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 게임 개발자가 제작한 게임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서비스된 지 2주만에 전체 5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앱스토어 돌풍의 주인공은 변해준 엔플루토 프로그래머(35)다. 변 프로그래머는 게임의 기획을, NHN 입사동기인 박재철 과장이 그래픽을 담당해 앱스토어에서 돌풍을 일으킨 ‘헤비메크’가 탄생했다.

 헤비메크는 탱크와 헬리콥터 등 다양한 탈것을 개·변조해가며 6개의 미션과 30개의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는 액션 게임이다. 헤비메크는 17일 현재 전체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 중 10위, 게임부문 5위에 올랐으며 하루에도 수천건이 다운로드되고 있다. 수입도 만만치 않다. 변 프로그래머와 박 과장은 게임을 올린 지 한 달도 안돼 수십만달러를 벌어들였다.

 “헤비메크가 첫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꿈의 장터’인 앱스토어의 가능성을 보고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맥 미니를 구입하고 맥 프로그래밍을 공부했죠. 처음 올린 게임은 퍼즐 게임과 라이프스타일 게임이었는데 크게 흥행하지 못했습니다.”

 변 프로그래머는 두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앱스토어서 인기 있는 게임의 조건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앱스토어는 전 세계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곳입니다. 기업들보다 개인 개발자들의 참여가 높아 아직 게임의 수준이나 질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여기에 착안했습니다. 실력만 있으면 전 세계 개발자들과 당당하게 겨뤄 보고 수익도 낼 수 있죠.”

 그는 박재철 과장과 함께 그래픽 수준 및 액션성과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아이폰이나 아이팟터치의 전 기능을 다 사용하지 않고 좌우 중력 센서만 이용했습니다. 모바일 게임은 조이스틱으로 하는 콘솔 게임과 달리 조작법이 어렵지 않아야 합니다. 좌우 중력 센서만으로 액션 게임의 타격감을 높인 게 인기를 얻은 비결입니다.”

 변 프로그래머는 “앱스토어에선 모든 사용자를 만족시키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포인트만 잡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쥬얼 게임 1종과 헤비메크2도 개발 중”이라며 “10년, 20년이 지나도 컴퓨터 앞에서 백발을 날리며 게임을 개발하는 멋진 개발자로 남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사진= 윤성혁기자 shyoon@

◆용어설명:앱스토어-애플 앱스토어는 지난해 6월 11일 개설된 온라인 콘텐츠 장터다. 출시 첫 주 10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현재 5만건의 프로그램이 등록돼 있다. 하루 평균 476만건이 다운로드돼 총 5억건의 프로그램이 다운로드됐다. 국적·소속·나이에 관계없이 연 99달러를 내고 개발자로 등록하면 손수 만든 모바일 콘텐츠를 애플 앱스토어에 올릴 수 있다. 판매가는 개발자 마음대로 정할 수 있으며, 판매 수익은 개발자가 70%, 애플이 30%를 가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