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수출기업인 삼성전자·LG전자·현대기아자동차·하이닉스 등 업체는 글로벌 SCM을 구축, 외부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하고 있다. 글로벌 SCM의 구축 없이는 이제 세계 무대에서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국내 대표 수출기업들의 SCM 전략을 소개한다.
◇삼성전자 ‘의사결정 속도 높여 시장 선점’
삼성전자는 지난 1997년 모니터사업부에서 처음으로 SCM을 도입한 후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등 타 사업부로 확산시켜 나갔다. 현재 전 사업부문에 걸쳐 주 단위 생산·판매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사업부문별로 임원 산하에 GOC(Global Operation Center) 조직을 둬 SCM을 지휘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윤종용 전 부회장, 이재용 전무 등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에 힘입어 전사적인 SCM 혁신활동을 펼쳐왔다. 최지성 DMC(세트 부문) 대표가 정보통신총괄 사장 시절에 S&OP 회의를 직접 주관, SCM 고도화를 주도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위기에 강한’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의 급성장 배경에 SCM이 있었던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CM 혁신으로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맞춰 의사결정을 한층 빠르게 할 수 있었다”며 “이로써 원가절감, 재고감축, 납기 준수 등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위기관리 능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 주 단위로 진행되고 있는 생산 및 판매계획을 3일 또는 일 단위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또 원가를 절감하고 재고를 최소화하는 SCM 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SCM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SCM을 단순히 비용절감 차원이 아니라 공격적인 마케팅과 연결해 시장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SCM의 수요예측을 제품개발에 연계하는 단계까지 확대하고 있다. 좋은 기술을 갖춘 제품도 중요하지만, SCM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품 개발 및 출시에 힘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일부 사업부는 불필요한 재고를 줄이기 위해 주문이 들어오면 부품 상태에서 바로 제품을 만드는(Make to Order) 방식으로의 전환도 꾀하고 있다.
◇LG전자 ‘수요예측 능력 극대화로 글로벌 영업망 강화’
LG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모니터 사업부 등에 SCM을 시범 적용하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SCM의 정착에 나섰다. LG전자는 글로벌 공급망관리 계획시스템인 ‘GSCP(Global Supply Chain Planning)’를 통해 주 단위 계획 수립을 하고 있으며, 일부 사업부는 일 단위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공급망 관리 조직인 CSCO(Chief Supply ChainOfficer) 산하에 SCM팀과 사업부별 GOC를 둬 변화관리를 이끌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각 법인 및 지역마다 별도의 SCM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SCM을 통해 실시간 정보공유가 가능해지면서 영업부문과 공급부문 간의 정보유통이 한층 투명해져 상호 신뢰가 높아지는 등 시너지 효과가 창출됐다. 특히 정보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부문간의 판매 및 공급 약속 이행 등 선순환 구조가 가능해졌다.
LG전자는 그동안 공급력 향상에 초점을 둬 왔는데, 지난해부터는 영업부문의 수요관리 프로세스 개선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중남미·북미·CIS·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지역별 영업조직을 수요혁신 그룹으로 재조직화했으며, 이들 그룹이 수요예측 정보를 관리해 GSCP 시스템 기반하에 글로벌 SCM전략그룹과 협력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LG전자는 시장 수요를 빠르고 정확히 읽기 위해 변화관리프로그램인 ‘CAP(ChangeAcceleration Program)’를 추진하고 있다. 이로써 전 세계 각 법인의 수요예측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전사적 표준화 프로세스 확대 및 인재 역량 강화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최종윤 LG전자 CSCO SCM팀 수요계획혁신그룹장은 “내부적으로 수요정보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수립해 적용하고, 유통 채널의 판매·재고 정보활용 및 CPFR(CollaborativePlanning, Forecasting & Replenishment)를 통한 협업으로 수요예측능력을 한층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마켓 센싱된 정보에 대한 빠른 대응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확정구간(수요자와 공급자간에 일정 기간에 필요한 공급 물량을 미리 확정해 놓는 것) 단축 시에도 빨리 대응하도록 할 계획이다. 협력업체와 확정구간을 지정함으로써 원활한 자재공급으로 변동을 최소화하고, 수요 측에서 정확하게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부 사업부는 반제품 재고로 주문에 대응하는 ‘ATO(Assemble to Order)’도 적용 및 확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글로벌 생산관리 체계 구축에 박차’
현대기아차는 2000년 온라인 통합구매정보시스템인 ‘VAATZ’ 시스템과 SCM 지원시스템인 APS(Advanced Planning and Scheduling)를 도입하면서 SCM 혁신을 시작했다. 2005년부터는 연간 600만대 이상의 생산판매가 가능한 체제를 지원하기 위해 전사적 차원의 PI 활동을 추진했다. 이와 함께 본격적인 SCM 프로세스 개선에 주력해왔다. 판매 및 생산 계획도 한층 정교화했으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간 교류 엔진, 변속기 할당계획을 통합해 최적할당 계획을 수립하고, 물량 조정 등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부터 해외 판매법인 및 공장에 대한 표준 판매 및 생산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있다. 글로벌 의사 결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SCM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SCM 혁신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 북미 판매법인과 공장의 SCM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올해 기아 북미 판매 법인에 대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유럽 판매법인과 생산공장간 판매·생산 연계를 통한 SCM 프로세스 개선도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및 해외 성과지표 관리체계 활성화 전략도 수립하고, 국내산과 해외 생산 물량에 대한 통합 수요관리 체계를 정립해 글로벌 판매 및 생산관리 체계 지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북미 및 유럽 지역의 현대·기아자동차 간 교차 생산·판매 체계에 신속히 대응하고, 양사 간 주문·생산계획 프로세스 정립 및 정보 지원 전략 수립을 위한 SCM 고도화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현재 월간 단위의 생산 및 판매 계획 수립과 주 단위의 실수요 반영 생산 계획수립, 일 단위 판매물량 변경 등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또 현대기아차는 납기관리 강화 및 정보 제공 서비스 향상을 통해 판매 신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SCM 고도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전체 공급망의 정보전달 체계 강화를 통해 추가 물류 및 안전재고 비용 감축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생산자 중심의 구조를 시장 및 고객 중심으로 전환해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프로세스 개선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통계적 수요예측 시스템을 구축해 법인 및 대리점 등 시장 접점의 수요를 반영하는 체계도 마련했다.
◇하이닉스 ‘고객 중심 생산 체제로 전환한다’
하이닉스반도체는 반도체 제조 산업에 특화된 SCM 모델을 완성했다. 2002년부터 스케줄링 및 디스패칭 시스템 구축을 전 세계 공장으로 확대하고, 생산라인 내 자동반송 물류 환경을 구축해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이후 해외 생산법인을 포함, 글로벌 생산계획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실시간 물류 정보 시스템과 전사통합 기준정보시스템을 동시에 구축해 글로벌 SCM 역량을 짧은 기간에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에는 최적 제품 포트폴리오 계획 수립 시스템, 수요 및 고객납기 관리 시스템을 주축으로 영업부문 SCM 구축을 완료했고 주 단위 운영체계를 정착시켰다.
특히 하이닉스반도체는 기존 생산성 향상 중심의 SCM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영업단 위주의 수요 및 납기관리 시스템을 중심으로 SCM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김기섭 하이닉스반도체 차장은 “고객 만족도 제고와 영업 중심의 비즈니스 전략 변화에 발맞춰 SCM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시장환경과 고객 수요에 최적화된 SCM을 구축, 이미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생산쪽 SCM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CIS(Cmos Image Sensor), 시스템 IC 제품군 확대에 발맞춰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의 전환에 부합하는 SCM 고도화가 올해 핵심 과제다. 수요 중심의 생산체제 전환과 납기대응에 초점을 맞춰 최적의 제품 포트폴리오 운영 및 품질유지를 위한 체질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신제품 개발체계 관리를 위한 SCM 구축도 추진한다. 양산 제품에만 집중해있던 SCM을 개발단계까지 확대해 수익성 높은 제품을 빨리 고객에게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하이닉스반도체는 시장의 신속한 감지와 유연한 대응을 위해 통합 공급망 모니터링과 조기경보 체계 구축 등 글로벌 운영체계 강화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공장 내 유해물질 방출을 감소시키고 전력소비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물류 SCM 측면에서 탄소 배출량을 대폭 절감시킨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제품 박스 패키징부터 배송거리 단축을 통해 물류를 최적화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유효정 CIO BIZ? 기자 hjyo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