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실속은 중국이 챙겨"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美 통신사업자 인프라 투자 비용 추이

 ‘재주는 한국이 부리고 돈은 중국이 번다(?)’

 삼성전자·KT 등 국내 업체가 수년간 공들여 개척해놓은 글로벌 모바일와이맥스(와이브로) 시장에서 뒤늦게 뛰어든 중국 업체들이 실속을 챙기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전 세계 통신업체들이 통신장비 구매 비용을 줄이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에서 주요 이통사와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 위협적 존재로 부상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통신 장비 업체인 화웨이테크놀로지가 스프린트넥스텔 자회사인 클리어와이어의 4G 서비스 네트워크 장비 공급업체로 유력시된다고 보도했다. 스프린트넥스텔은 현재 삼성전자가 시스템을 공급한 볼티모어 지역 와이맥스 서비스 외에 연내 시카고·라스베이거스 등 10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클리어와이어의 사업자 선정 최종 단계에 삼성전자·모토로라·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클리어와이어는 두 개 이상의 업체를 최종 선정한다는 방침이지만 화웨이가 복수 사업자로 결정되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와이맥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화웨이는 지난 2007년 미 정부의 승인 거부로 스리콤 인수가 불발로 그치는 등 미국 시장 공략이 녹록지 않았으나 최근 불황으로 통신사들이 가격 경쟁력에 기술까지 갖춘 중국 업체에 눈을 돌리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화웨이가 클리어와이어의 네트워크 공급 계약을 따내면 미국 진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키게 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화웨이는 미국 와이맥스 시장뿐 아니라 유럽의 LTE 진영에서도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최근 북유럽 최대 이통사인 텔리아소네라는 화웨이를 상용 LTE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 내년에 노르웨이 오슬로에 4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미국뿐 아니라 중남미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위협이 가시화했다. 차이나텔레콤은 이달 초 페루의 최대 유무선 통신사업자인 페루샛(PERUSAT)을 인수, 페루의 초고속 광대역 무선 인터넷 서비스 진출을 위한 확고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페루는 방송통신위원회와 삼성전자·KT 등 민관이 공동으로 수년간 와이브로 수출 교두보 마련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지역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남다르다.

 시장 조사기관인 UBS는 “미 이동통신 업계가 올해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지난해보다 12% 줄어든 19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며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시장 공략이 한층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