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뉴딜이 희망이다] (2부-9) 의료정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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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팔. PDA를 이용한 원격진료.’

신기술을 겸비한 첨단 장비들이 선보이면서 의료 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의학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가운 상의의 손때 묻은 펜은 앞으로 추억 속 풍경이 될지도 모른다. 의료기관이 최첨단 장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첨단 의료 장비의 성능을 이용해 더 빠르고 정확한 진료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첨단 의료 장비는 시스템에 불과하다. 이를 묶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의료 정보화다. 의료 IT라고 불리는 이 분야는 현재 한국 업체가 선두 자리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 대우정보시스템, 평화이즈 등이 대표적인 업체다. 이들 기업은 한국의 질 높은 IT와 의료 기술을 접목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는 의료정보화의 핵심인 원격진료를 허용하지 않고 있고 외국 진출은 영업력의 한계로 답보 상태다. 그러나 희망은 분명히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시기에 정부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료 정보화, 질 높은 서비스를 위한 필수=의료 정보화란 정보기술과 전자기술 응용기기 등을 이용해 환자, 의료진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의료 및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전자의료기록 시스템(EMR), 처방정보전달 시스템(OC), 의료영상저장 통신 시스템(PACS), 원격의료, POC 서비스 등과 같은 의료 종합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최근에는 의료 정보화가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이다. 현재 의료 정보화 트렌드는 이런 기간 시스템을 뛰어넘어 ‘u헬스’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 1987년 서울중앙병원(현 서울아산병원) 처방전달시 스템(OCS) 개발을 시작으로 국내 대형병원은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환자를 위한 행정 시설뿐만 아니라 로봇 시술, 원격진단, 첨단영상 시스템 등 모든 점에서 최고 기술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지어진 가톨릭병원은 종이 없는 의료기관도 일부 구현했다. 현재 의료 정보화는 크게 세 부문으로 진화하고 있다. u병원, 홈&모바일 사업, 건강 증진을 위한 웰빙 메디컬 사업이 그것이다. 현재는 의료 기관 내 서비스인 의료 정보화 머물고 있지만 LG CNS 등 민간 기업의 가세로 홈 서비스 등으로 확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밖에 의료 정보화는 이른바 ‘메디컬 디바이드’ 해소에도 큰 공헌을 하고 있다. 아직 법제 때문에 제대로 서비스되지 못하고 있지만 예를 들어 벽·오지, 도서지역 등 정상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기 힘든 지역은 원격 진단을 통해 1차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원격 진료가 허용되면 현지 의료법인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더욱 나은 의료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의료법 등 정부의 노력 시급해=현재 의료 정보화 방향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법·제도적 관점에서 보면 의료 사고 시 책임소재의 불명확성, 건강 보험수가 부재를 들 수 있다. 또 사업적으로도 수익 모델의 부재, 의료기관의 비즈니스 마인드 부족 등이 선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의료 정보화는 워낙 민감해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정부는 공공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정보화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보건소 등 공공 의료기관 위주의 정보화를 지원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복지부는 △임상의사결정 지원 △처방전달 시스템(OCS) △의료 영상저장 시스템(PACS) △전자 의무기록 등을 주 목표로 정보화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 의료 서비스는 일반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만큼 일반 의료기관에의 지원이 시급하다.

김진형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는 “의료 정보화 가운데 문제가 되는 곳은 중소병원”이라며 “특히 이 부문은 전산실 운용 아웃소싱 등 법적인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강립 보건복지부 국장은 지난달 20일 있었던 전자신문 주최 미래 포럼에서 “정부는 올해 보건의료정보 표준화, 보건소 정보화, 국공립병원의 정보화 등을 먼저 추진하고 있다”며 “민간 분야는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법적 문제 해결 등을 거쳐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시장에 제공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시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이 필수다. 의료 정보화 시장은 현재 세계 의료 정보화 시장은 200억달러에 달하는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 의회는 의료 정보를 기록하고 개인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등 의료정보화와 헬스케어 관련 조항에 190억달러라는 거액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지난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정보화 기술이 의료 시스템 연계를 이용한 효율적인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기 부양책의 조기 시행을 요청했다. 현재 각 업체도 앞다퉈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 예로 이 분야 선두주자인 GE헬스케어는 의료 플랫폼을 모듈화해 전 세계 중소병원을 직접 공략하고 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