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융합 IT코리아 신화를 재현한다] (3부-3)디지털 방송 전환

[방통융합 IT코리아 신화를 재현한다] (3부-3)디지털 방송 전환

 2013년 1월 1일 직장인 이미선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TV를 켜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상파 모든 채널이 눈이 아플 정도의 HD급 화질의 콘텐츠를 내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뿐만 아니라 전날까지 방송되던 아날로그 채널은 온데간데없고 빈자리에는 디지털 채널과 그의 분파인 MMS 채널이 자리 잡았다.

 이 모든 것이 현실로 다가올 디지털 방송 시대가 4년 앞으로 다가 왔다. 오는 2013년, 방송 업계에서는 그야 말로 빅뱅이 일어난다. 이때부터는 모든 아날로그 주파수 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 방송만이 살아남는 것이다. 지금 디지털을 보고 있는데 ‘이건 뭐?’라는 독자도 있겠지만 정확히 말하면 2012년까지 우린 ‘디지털과 동거’를 하고 있을 뿐이다. 디지털이 가깝게 느껴지지만 아직 법적 부부는 아니다. 그러나 2013년 이후부턴 우리와 디지털은 부부다. 디지털과의 결혼 시대, 무엇이 바뀔 것인가.

 ◇안녕 아날로그, 안녕 디지털= 디지털 전환이란 아날로그 방송을 강제로 폐기하고 모든 방송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디지털 전환은 지난 2008년 제정된 ‘디지털 전환 특별법’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시행령을 발표하고 재원 마련 방안 등에서 조금씩 손을 보고 있지만 큰 틀은 특별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국내 지상파 디지털 전환은 지난 1997년에서부터 당시 정보통신부가 디지털TV 기본 방식을 미국 방식(ATSC)로 결정한 뒤 2000년 지상파TV의 디지털 전환 종합 계획 수립, 2006년 디지털 방송 종합 계획 수립, 2008년 3월 국회 디지털전환특별법 제정 등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전환 특별법 기본 계획’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실제, 이 기본 계획은 디지털 방송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지상파 방송 사업자의 아날로그 텔레비전 방송 종료에 관한 사항, 디지털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 활성화 및 지원 사항, 디지털 텔레비전 수상기의 보급 확대, 디지털 방송과 관련한 재원 마련 방안 등이 기본 골자다. 사안별로 차이가 있지만 현재 정부의 정책 기조에 이 부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실익에 관해서는 몇 가지 의견이 존재하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긍정하는 분위기다. 일단 디지털 전환으로 아날로그 시대에 누리지 못했던 첨단 방송 환경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에는 다른 의견이 별로 없다. 난시청 해소도 그러하며 향후 이뤄질 주파수 재배치에 다른 소비자 편익 향상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디지털 전환에 따른 수익은 경험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 지상파 방송 4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DTV코리아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간접 이익은 수조원에 이른다. 직접 비용은 2조원에 육박하며 산업 육성에 따른 간접 이익도 직접 이익에 배를 넘는다. 최선욱 DTV코리아 실장은 “디지털 방송 전환은 정부의 공공 정책 추진력이 수반돼야 하지만 부가 가치가 많은 사업”이라며 “이에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상파가 디지털 전환에 큰 힘을 들이고 있지만 케이블TV 업체도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일단 현재 케이블 업체에 대한 지원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만큼 케이블 업계는 정부 지원 없이 힘겹게 디지털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TV 업체의 디지털 전환은 빠르다.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등 올해 케이블TV 진영은 디지털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방통위에 따르면 올 연말 기준, 케이블 업체는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를 전체의 30% 정도로 고민하고 있다.

 ◇디지털 방송 시대, 산업도 발전한다=디지털 지상파 방송 시작은 방송만 바뀌는 개념이 아니다. 당연 아날로그 시대, 기득권을 가졌던 모든 시스템이 자리를 이동한다. 당장 디지털TV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DTV코리아에 따르면 2008년 현재 디지털TV 보급률은 358만대에 불과해 오는 2500만가구를 기준으로 한다면 2012년까지 1306만대 정도가 추가 구매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전환은 국내 방송 장비 업체에도 많은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방송 장비 하면 과거에는 외산 업체가 대부분이었지만 디지털 방송 장비는 국내 업체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ENG카메라 등과 같은 핵심 장비는 당장 어렵지만 HD모니터, 분산 중계기와 같은 디지털 IT를 접목한 제품은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들 제품은 국내 판매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정부도 디지털 방송 장비 지원에 팔을 걷어붙인만큼 관련 업체들의 본격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정부는 2013년까지 5년간 방송사 연계형 방송장비 기술개발사업에 1800억원(정부 1350억원, 민간 450억원)을 투입하는 등 방송장비산업에 모두 5460억원을 수혈한다. 이로써 2015년까지 방송장비 생산규모 15억달러를 달성하고, 2020년까지 1%(2008년)에 불과한 국산 장비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 장비 대부분이 IPTV, DMB 등 디지털 유관 제품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산업 유발 효과를 아주 크게 보고 있다. 좁은 관점에선 방송 장비, 디지털TV 등에 국한하지만 넓게 보면 수십 조원 정도의 경제 유발 효과를 점치는 사람들도 있다. 콘텐츠가 모두 디지털로 바뀌는만큼 개인이 사용하는 모든 IT기기가 디지털로 전환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