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최대의 소매 가전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에 재미있는 구인 광고가 있었다. 뉴미디어 부문의 이사 자리였는데, 최소한의 요건이 트위터에서 적어도 250명 이상의 팔로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두고 미국 내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빚어졌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점점 더 많은 기업이나 기관들이 소셜 비즈니스나 소셜 네트워크가 좋은 사람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정량적으로 소셜 미디어 능력을 측정하는 것을 믿을 수 있는지 그리고 회사에서 그런 사람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지다. 수많은 사람이 자신들이 소셜 미디어 전문가라고 자처하기 시작하지만, 막상 회사의 생태계나 문화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일단은 회사의 문화와 어느 정도 부합이 되는 사람을 먼저 고른 다음에, 이들이 소셜 미디어나 소셜 네트워크를 쉽게 확장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알아보는 과정을 거쳐서 채용을 하거나 관련된 일을 맡기는 것이 조금은 현명한 접근방법이 될 것이다. 여기서 숙제는 개인의 소셜 미디어 역량이나 가능성을 어떻게 알 수 있을지의 문제다.
개인의 ‘소셜 미디어’ 능력은 사실 한 가지로 평가가 곤란하다. 베스트바이에서는 트위터의 팔로어 수로 평가하려 했지만, 우리나라라면 어떤 사람은 미투데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링크나우를 이용하거나 싸이월드의 인기 미니홈피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또 마이크로블로그는 약할지 몰라도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메타블로그에서 인지도를 쌓은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소셜 미디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일단은 전체적인 시스템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높은 평가를 받는 사람은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소셜 미디어 생태계 전반에 걸쳐 익숙하고,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아마도 머지않은 장래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각종 소셜 미디어의 아이디를 하나의 포트폴리오처럼 서류 및 면접을 치를 때 제출하게 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인재를 채용할 때 이들이 그동안 쌓아올려온 역사를 둘러볼 수 있으며, 그들의 네트워크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최근 블로그의 시대가 가고, 마이크로블로그의 시대가 왔다고 이야기 한다. 마치 트위터와 같은 마이크로블로그가 블로그를 대체할 것처럼 이야기한다. 미국에서는 취업시장에서도 최근 블로그보다 트위터의 영향력이나 활동 등이 더 많이 고려되는 사례가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렇지만 엄연히 블로그와 마이크로블로그의 영향력과 역량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블로그는 글을 쓰는 능력과 전반적인 분석력을 검토하는 데 훨씬 큰 도움이 된다. 그에 비해 댓글을 다는 능력이나 트위터에 잘 맞는 능력은 글쓰기 능력보다는 좋은 정보를 빠르게 찾아서 RT를 하거나 많은 사람과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블로거로서의 역량이 뛰어난 사람은 내적인 역량이 강한 사람이고, 트위터 역량이 뛰어난 사람은 전반적으로 네트워크 구성과 커뮤니티에서의 활동력 등이 뛰어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어쨌든 미국에서는 이미 소셜 미디어에서 활동한 기록을 그 사람의 역량을 평가하는 도구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이 가장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국내에도 도입이 될 가능성이 많다. 어찌 보면 예술관련 능력평가를 할 때 포트폴리오를 보는 것과 비슷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그리 나쁠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앞으로는 소통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소통능력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에서의 활동기록은 그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다만 순수하게 자신이 좋아서 하던 일이 이렇게 취업이나 능력평가와 결부된다고 느껴지는 시점에는 초기의 열정이 사그라져 버리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정지훈 우리들생명과학기술연구소장, 블로거, 칼럼니스트 jihoon.je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