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2월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중국은 2010년을 기점으로 생산 가능 인구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반면에 인도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오는 2025년에는 중국을 넘어설 것”이라며 “소비와 생산에서 중국을 능가하는 ‘인도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보고서는 ‘친디아’가 아니라 앞으로는 ‘인디나’로 표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늘 우리나라가 브릭스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에 준하는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에 서명한다. 한·인도 간 CEPA가 발효되면 인도는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 부품은 관세가 8년 내 1∼5%로 인하되며 냉장고는 8∼10년 내 50%가 감축되고 승용차는 양허 대상에서 제외된다.
인도는 지난 20년간 평균 경제성장률 6%를 달성한 신흥 경제강국이다. 중국에 이어 전 세계 2위인 12억 인구가 갖는 방대한 소비시장과 우주과학을 비롯한 IT가 발전한 나라다. 특히 중산층만 3억명일 정도로 중국을 앞서는 수요를 창출한다. 여기에 오랜 영국 식민 통치에 따른 영어권 국가로서 이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세계 정상의 수준을 자랑한다.
인도가 갖는 지정학적인 위치도 매우 중요하다. 아시아와 중동을 연결하는 교두보로서 사우디·두바이·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을 공략하는 데 인도는 요긴한 길목에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 지역에 이미 인도인 350만명이 진출해 있어 이들을 통한 수요도 만만치 않다. 몇 년 전 주한 인도 대사는 한국과 인도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한국의 자본과 인도의 숙력된 IT인력의 결합을 환상의 궁합”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번 한-인도 CEPA협정에 인도는 발효를 위한 더 이상의 국내 절차가 없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9월 정기국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이미 인도에는 중국과 일본이 터를 잡고 있다. 국회 비준이 늦어져서는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