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View Point-행정구역개편 논의와 전자정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언명과 성남시와 하남시의 통합발표 이후로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재 15개 광역시와 232개 시군구가 70여개의 광역시로 재편될 것이라고 한다.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앞으로 수많은 어젠다들이 논의되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게 논의해야 하는 것이 전자정부 체계가 아닐까 한다. 모든 행정서비스와 데이터가 디지털화 되어 있는 현 행정업무 체계에서는 IT 거버넌스야 말로 행정 거버넌스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전자정부 운영현황을 간단히 돌아보는 것이 향후 광역지자체의 바람직한 전자정부 모델 정립에 참고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서울시의 전자정부는 프론트오피스 260여개, 백오피스시스템 630여개에 이른다. 공공기관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복잡한 시스템이다. 서울시는 민선4기 들어 인프라, 업무, 커뮤니케이션, 시민 서비스 등 전 부문에 걸쳐 IT시스템의 통합과 연계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2004년부터 기존 전산정보관리사업소를 데이터센터로 확대하여 각 부서에 흩어져 있는 시스템의 통합운영과 서버 등 각종 장비의 통합 관리를 추진해오고 있다. 현재 상암동 DMC지구에 착공중인 IT 컴플렉스가 완공되는 2012년이면 제2데이터센터는 물론 보안, 교통 등 현재 개별 운영되고 있는 관제시스템들이 통합 운영될 예정이다. 아울러 작년부터는 각 부서에서 개별 발주하던 하드웨어 장비를 데이터센터에서 통합 발주하여 원가절감과 기술 표준화를 꾀하고 있다.

업무 통합을 위해서는 지난 10여년간 자체개발하여 사용해오던 재무회계시스템을 폐기하고, 금년부터 e-호조를 도입하였다. 또 본청과 25개 구청, 15개 투자출연기관의 재무시스템을 실시간 통합 모니터링하기 위해 3개년에 걸쳐 ‘클린재정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개별적으로 서비스하던 각종 증명발급도 통합발급체계로 일원화하였고, 본청과 자치구, 출연기관, 민간 위탁기관 등 서울시와 관련된 모든 행정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동될 수 있는 통합운영방안을 강구 중이다.

조직 내부적으로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정보와 커뮤니케이션 통합을 위해 금년 초 각 구청과 본청에서 개별적으로 사용하던 메일과 메신저를 통합하여 시산하 4만5000명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한 단일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만들었다. 또 실·국·사업본부 단위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포털시스템도 모두 통합하여 단일 행정포털시스템으로 재구축하였다. 서울시의 행정업무시스템은 통합 검색 사업이 완료되는 금년 말이면 본격적인 지식기반 체계로 진화해 나갈 예정이다.

사용자 위주의 효과적인 대시민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각 부서 및 사업별로 130여개가 넘게 난립하던 홈페이지도 주제별로 단일화하였다. 시민, 기업, 외국인등 업무별로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인터페이스도 대폭 개편하였다. 다산120 콜센터의 호응에 힘입어 금년 말까지 구청이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콜센터도 통합 운영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 운영하던 민원시스템은 새올시스템과 시도행정시스템으로 전격 이관하여 폐기하였다.

서울시의 경우, ‘창의시정’으로 대표되는 민선4기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행정서비스가 새롭게 기획되었으며 이에 따라 조직의 신설, 통합이 많았다. 또한 신규 사업 전개를 위해 이를 구현해 줄 IT시스템의 신속한 지원이 요구되었다. 서울시 전자정부체계의 강력한 통합작업은 이러한 조직의 급격한 변화와 니즈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

정보화 투자예산이 연간 1000억원이 넘고 신규IT사업이 매년 180여개가 넘는 방대한 서울시의 전자정부체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이유는 효율적인 운영시스템에 있다. 시 전체적으로 정보화예산 씰링제를 도입하여 IT사업타당성 검토를 정보화전담부서에서 종합검토하기 때문에 중복투자 리스크를 최소화 할뿐 아니라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조정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모든 시스템 개발은 정보기술아키텍처(EA)에 의거 진행하고 있다.

IT기술 발전과 전자정부에 대한 시민요구가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서울시 전자정부체계도 새로운 고민을 안고 있다. 전 세계 도시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메갈로폴리스로 점점 몸집을 불리고 있는 시점에서 서울을 비롯한 경기도 등 인근 광역지자체와의 시스템 연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서울시의 주요 경쟁상품인 전자정부시스템을 어떻게 수출할 것인지,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방문자와 거주자들이 쉽게 전자정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어떻게 보장해야 하는지, 민관 협업을 위한 개방형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등이 그것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시군구가 통합·광역화되면 행정정보체계도 거기에 걸맞도록 개편되어야 할 것이다. 현 시군구의 행정시스템은 70% 이상이 중앙부처에서 보급한 시스템이지만 새롭게 개편되는 광역시 체계에서는 자체 시스템에 대한 니즈가 증가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광역시스템의 운영원칙이 새롭게 정립되어야 하며 서울시의 사례처럼 통합과 자율성이 적절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정보화 정책 전반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중앙부처와 광역시, 광역시와 광역시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연계표준과 상호운용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정보화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마침 최근 행안부와 국가정보화추진위원회에서 자치단체의 EA 구축을 새로 기획중에 있다고 하니 시의적절한 것 같다.

송정희 서울특별시 정보화기획단장 jhsong99@seoul.go.kr

신혜권기자 hkshin@